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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평등 만들어가는 ‘푸른 살림꾼’생활 속 유해물품 연구, 환경지도자 양성 등 다양한 활동으로 지속가능한 사회 꿈꿔
김은미 기자 | 승인 2005.09.07 10:27


조금 더 빠르게, 편리하게, 즐겁게. 아마도 이는 이 시대를 사는 사람들이 바라는 행복의 요건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그 이면을 들춰보면 실상 ‘조금 더 빠르게, 편리하게, 즐겁게’가 꼭 행복을 안겨다 주는 것만은 아니다.

겉은 예쁘고 편리해 보여도, 보이지 않게 부메랑처럼 되돌아오는 질병과, 차별, 환경파괴 등 심각한 문제가 존재한다. 이런 사회적인 문제를 생태 여성주의 시각에서 곱씹어, 작고 소박한 일상에서부터 녹색의 대안을 찾고 실천하려는 단체가 있다. ‘평등’과 ‘환경’을 생각하는 ‘여성환경연대’가 바로 그곳이다.

평등하고 지속가능한 녹색사회 지향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여성환경연대(이하 연대). 지난 99년 문을 연 이곳은 ‘환경’과 ‘여성’을 생각하는 여성들의 모임이다. 환경에 관심을 갖고 있던 여성 개개인이, 서로 온라인을 통해 네트워크를 구축한 것이 단체의 토대가 됐다.

이미영 사무국장은 “뜻이 같은 개개인의 자발적인 참여로 만들어졌다는 게 특징이에요 .환경단체 활동가, 공무원, 정치인, 교사, 노동자 등 각계 각층 300여 명이 함께 호흡을 맞춰 시작했어요”라고 설명한다.

‘여성환경연대’. 얼핏보면 기존의 여성단체나 환경단체와 별반 다름이 없어 보인다. 또 한편으로는 여성단체와 환경단체를 반반 섞어 놓은 곳이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이들이 힘찬 걸음을 내딛은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완전히 별개라고는 볼 수 없지만, 이곳은 두 단체의 개념을 포괄하고 있어요. 성격도 조금 다르고요. 여성단체의 경우, 성평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그 다음의 대안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어요. 연대에서는 생태주의적 입장에서 여성을 바라보고, 대안을 제시하고 있어요.

또한 환경단체의 경우, 그동안 가부장적이고 남성중심에서 활동을 해 왔어요. 그러다 보니 여성이 또다른 소외와 피해를 보고 있어요. 연대에서는 이런 부분을 고려해,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더불어 자연과 지속가능한 삶을 사는 녹색사회를 지향하고 있어요.” 

이러 정신을 토대로 연대에서는 다양하고 푸른 움직임을 펼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조사연구다. 오염이 여성에게 미치는 영향조사, 그에 따른 대안을 마련해 나가고 있는 중이다.
“여성들의 건강 문제가 심각한 현실이에요. 최근 유방암, 자궁암, 난소암 등의 발병률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을 뿐 아니라, 기존과 달리 미혼의 낮은 연령대에서도 많이 나타나고 있어요. 이는 환경적인 요인이 크다고 볼 수 있어요.”

이에 연대에서는 건강을 헤치는 생활 속 유해물품에 대한 조사연구를 진행 중이다. 더불어 이런 조사를 바탕으로 환경시민강좌를 열어 시민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나누고 있다.

“생활 속에 독성물이 널려 있는데도, 다들 몰라요. 우리가 입고 있는 의류는 물론 뿌리는 방향제의 경우, 악취를 없애는 기능이 있지만, 결국 화학물질을 뿌리는 거죠. 인체에 해가 없다고 하지만, 쌓이면 결국 독성물이 돼요. 새집증후군도 다 이런 영향이에요. 물론 아예 안 쓸 수는 없어요. 단지 우리의 바람은 이런 활동을 통해 함께 대안을 찾아보자는 거예요.”

이런 취지에서 연대에서는 유해공간을 조사하는 ‘환경건강설계사’를 양성하고 있다.
생태체험교육도 연대의 돋보이는 활동 중의 하나다. 특이한 활동은 아니지만, 다른 단체와 사뭇 차이가 있다. 무엇보다 일상과 동떨어진 곳이 아닌, 내 집 가까이에 있는 우리 마을의 생태를 알아 간다. 더불어 마을의 환경문제까지 함께 풀어보자는 의미도 있다.

“각 지역, 아파트 단지에서 지금 활발히 진행되고 있어요. 어린이를 대상으로는 ‘애기똥풀학교’라는 생태학교체험을 운영하고 있는데, 반응이 좋아요. 요즘에는 아이들이 애완동물을 많이 기르잖아요. 그런데 생명윤리에 대한 교육이 없다 보니, 함부로 하거나 괴롭히기도 해요. 이에 생명존중, 동물사랑 등의 캠페인도 함께 벌이고 있어요.”

이 외에도 단체는 여성활동가의 자기개발과 네트워크 지원, 생태계 파괴와 빈곤으로 고통받는 제 3세계 여성들과 연대활동도 활발한 모습이다.

작은 관심으로 즐겁게 동참하자

올해로 7주년을 맞는 연성환경연대.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아가고 있지만, 올해 다시 첫 마음을 다졌다. 단체의 방향을 조금 수정했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사회지도력을 갖춘 여성지도자의 양성에 초점을 두었다면, 앞으로는 대중적이고, 지역 풀뿌리와 함께 할 계획이다.

이미영 사무국장은 “우리의 존재는 생명 그물망의 한 부분이에요. 다른 생명을 살리면 자신도 사는 길이에요. 요즘 환경이 화두니까 그저 따라하는 것이 아니라, 작은 관심으로 즐겁게 동참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라고 말한다.

연대 사무실 안이 무척 환하다. 큰 창으로 들어오는 햇살 때문만은 아닌 듯 했다. 생명을 소중히 다루고 보살피는 일에 엄마처럼 세심하고 따뜻한 힘을 보태는 여성환경연대. 구호가 아닌 일상 속 신나는 활동으로 풀어나가려는 야무진 녹색살림꾼들의 의미있는 행보에 동참해 보는 것은 어떨까.
글/김은미 기자 사진/여성환경연대 제공

김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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