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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스트레스 기업이 해소한다
김혜민 기자 | 승인 2010.05.31 17:13

90년대 이후 고학년 여성이 많아지면서 전문성과 창의성을 가진 여성인력 활용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졌다. 그러나 우리나라 대졸 이상 고학력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57.1%로 OECD회원국(평균 84.4%) 중 최하위 수준이다.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은 1997년 49% 수준에서 소폭 등락하며 정체되었다가 2005년에 들어 50.1%를 기록했다. 취업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 저하는 양육문제로 인한 직무 수행의 어려움이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정부는 여성의 적극적인 경제 활동 참여와 고용안정을 위한 해결책으로 탄력근무제와 직장 보육시설 확충을 들고 있다. 이에 직장 보육시설의 실태를 살펴봤다.

직원 맞춤 시설
경기도청에서 근무하는 A씨는 최근 둘째를 낳았다. 노산이라 고민이 많았는데도 둘째를 계획한 것은 첫째 아이를 경기도청 보육시설에 맡기고 나서 부터였다. 격일제 근무를 했던 그는 집에서 아이를 돌보는 게 힘들어 직장 보육시설을 선택했다. 도청 내 보육시설은 공무원들에게 맞춰 운영되고 다른 어린이집처럼 방학이 정해진 것이 아니어서 A씨는 앞으로 둘째도 직장 보육시설에 맡길 생각이다. A씨는 “일반 어린이집은 그곳의 프로그램에 맞게 움직여야 하지만 직장 보육시설은 일하는 엄마들에 맞춰 돌아간다”면서 “직장 보육시설은 회사에서 운영되기 때문에 일이 늦게 끝나거나 당직이 있을 경우에도 아이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다”고 말했다.

사내 어린이집 직원 참여율 높아
경기도청 직장 보육시설인 경기도청어린이집은 1994년 4월에 개원했다. 54명 인가로 경기도청 내 후생복지관에 있다 대기자 수가 증가해 2002년도에 신축 건물을 지었다. 경기도청어린이집은 직장 보육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하던 시기에 경기도청 직원들을 위해 설립됐다.
이곳은 도청 산하 직장 보육시설이기 때문에 인건비 100%와 각종 공과금, 유구비품비, 집기류 구입비, 교재비, 시설비 일부를 도청에서 지원 받는다. 지금은 총무과에서 관할하고 있다. 2년에 한 번씩 재위탁을 받는데 재작년 만족도 조사를 했을 때 96% 이상이 만족한다고 응답해 수원여대의 위탁을 받았다. 올해는 11월쯤 만족도 조사를 할 예정이다. 만족도의 결과에 따라 재위탁 여부가 결정된다.
입소는 연중 11월에 도청 총무과에서 모집 공고를 내면 입소 순위에 따라 신청을 할 수 있다. 입소 순위는 ▲경기도청에 근무하는 여자직원의 자녀 ▲경기도청에 근무하는 남자직원 중 맞벌이 자녀 ▲경기도청에 근무하는 남자직원의 자녀 순이다. 11월에 입소자 명단이 넘어오면 그에 따라 다음 연도 반이 구성된다.
밤늦게까지 일을 하는 도청 직원을 위해 경기도청어린이집은 오전 7시 반부터 밤 10시까지 야간 보육을 한다. 24시간 개방 운영을 하고 있어 엄마들은 언제든 어린이집에 찾아와 아이들이 먹고 자는 것을 수시로 체크할 수 있다. 야근을 할 경우 엄마가 미리 연락을 하면 어린이집에서는 아이들에게 저녁을 먹이고 야간 보육을 실시한다. 식사와 야간 보육은 무상으로 제공된다. 또한 영아반 적응 프로그램을 오전에만 하지 않고 야간에 진행하는 것도 경기도청 직장 보육시설만의 특징이다. 야간 프로그램 진행은 엄마들이 원하는 시간에 적응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경기도청어린이집 김진혜 원장은 “직장에 다니는 엄마들은 아이들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힘들기 때문에 연중으로 부모 참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로그램은 1년에 각 반별로 12번 신청한다. 신청 엄마들은 아이와 동화책을 읽고, 교구를 만드는 등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직장 보육시설은 직장의 특성에 맞게 시간 조절도 가능하다. 도청 직원들이 을지훈련을 할 경우 엄마들은 새벽 6시에 출근해야 한다. 다른 보육시설은 그 시간에 아이를 맡길 수 없지만 직장 보육시설은 직원들의 상황에 따라 일정을 조절한다. 엄마들이 6시에 출근을 하면 유치원 교사도 그 시간에 나와 아이들을 돌본다. 직장 보육시설은 회사 출근시간과 쉬는 날이 같아 보육시설을 이용하는 부모들의 편의를 돕는다.
한편 직장 보육시설은 어린이집이 직장 옆에 자리해 있어 부모들은 아이가 보고 싶으면 언제든 어린이집을 방문할 수 있다. 점심시간에 찾아와 아이와 함께 어린이집에서 식사를 하는 부모도 있다. 경기도청어린이집에서는 놀이터 청소도 엄마들의 도움을 받고 있다.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을 위한 놀이터 청소를 한다고 공지하면 엄마들은 점심시간에 교대로 세척을 하고 돌아간다. 아이가 아픈 경우에는 부모가 점심시간에 회사에서 잠깐 나와 아이를 병원에 데려가기도 한다.
김 원장은 “어린이집 내에 양호교사가 상주하고 있지만 부모들은 자신이 아이의 건강을 챙기기를 원한다”며 “직장 보육시설은 부모가 안정적으로 근무에 임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준다”고 말했다.
경기도청어린이집은 직장 내에 있는 보육 시설이다 보니 부모들이 같은 곳에서 근무하는 경우가 많아 어린이집이 운영을 조금만 잘못해도 바로 지적이 들어온다. 또한 아이들의 부모가 도청 직원들이기 때문에 자신들이 직접 나서 어린이집 행정 감사를 실시한다. 도청, 시청, 부모 세 군데에서 행정 감사를 받는 도청어린이집은 부모들의 요구에 맞춰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은 어린이집 예산 처리도 부모들이 직접 관여한다. 다른 어린이집은 회계 처리가 비밀이지만 도청어린이집은 예산 확정, 예산 추경, 예산 결산 등을 전부 공고해 부모들의 의견을 물어보고, 다음 예산을 책정한다. 원비 문제도 부모들에 의해서 결정된다. 아이들에게 더 좋은 것을 제공해주고 싶을 경우 부모들은 자체적으로 원비를 올린다.
경기도청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기고 있는 한 부모는 “도청 직장 보육시설은 도청 총무과에서 시설 관리 및 교육에 관여하고 있기 때문에 환경이 좋다”면서 “엄마들의 의견 반영으로 어린이집이 운영돼 다른 어린이집 보다 꼼꼼하게 아이들은 관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직장 보육시설은 위탁 시설, 부모, 수탁기관 등 여러 곳에서 감사를 하기 때문에 철저한 관리를 통해 운영된다. 또 직장 내에서 출자하는 시설이라 직장의 특성에 맞게 운영되어 민간 보육시설이나 다른 국공립 보다 형편이 나은 편이다. 국공립 보육시설 같은 경우 영아반은 80%, 유아반은 30%의 지원금을 받는다. 그러나 직장 보육시설은 국공립 기준으로 지원금을 받으면서 추가로 인건비를 받기도 한다. 경기도청어린이집의 경우 아이들 보육료가 다른 국공립에 비해 싼 편이지만 도청에서 지원금을 받아 운영이 어렵지 않다.
우리나라 직장 보육시설의 운영은 직영이 34.6%이고 위탁이 65.4%이다. 민간은 직영과 위탁이 반반인데, 국가지자체 시설은 위탁이 89.3%로 다수를 차지한다. 위탁체는 학교, 단체, 개인, 보육시설 전문 운영업체 등 다양하다. 직장 보육시설의 운영방식은 직접 운영하거나 전문보육시설에 위탁하는 방식이 주로 많은데, 시설규모가 작을 경우 직영을, 시설규모가 큰 경우에는 전문시설에 위탁하는 경우가 많다.
경기도청어린이집은 수원여대가 위탁 운영 관리를 맡고 있다. 위탁 시설은 어린이집에 창의력, 미술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수원여대의 경우 수원 시청 어린이집, 시흥 시청 어린이집, 농촌 진흥청 어린이집을 위탁 관리 하고 있다. 한곳에서 여러 어린이집을 위탁하다 보니 연합으로 여름 캠프, 음악 캠프, 부모 교육, 체육대회 등을 진행하기도 한다. 어린이집 교사들 교육과 평가 인증 및 사후 관리도 위탁 시설에서 지원한다.
김 원장은 “위탁기관에서 교재교구와 아이들은 위한 문화 활동 등 특성화된 프로그램을 지원받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부모와 아이들이 원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직원 만족도 UP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09년 보육실태조사’에 따르면 일을 하는 여성의 가장 큰 어려움은 과도한 직장일(30.9%), 아이를 맡길 곳이 없다는 점(20.2%), 아이를 맡기는 비용(21.2%), 근로시간과 보육시간의 불일치(15%) 등으로 나타났다. 미취업 여성들은 일을 하지 않는 이유로 ‘자녀를 맡길 곳이 없어서’라고 답했다. 출산과 양육을 위해 직장을 그만둔 여성도 24.6%에 달했다. 
저출산과 여성인력의 경력 단절은 노동시장의 인력 증가율을 감소시켜 지속적인 성장을 방해한다. 현재 우리나라 보육시설 중 국공립 보육시설은 전체 보육시설의 5.6%에 불과하다. 그러나 일하는 부모들은 보다 다양하고 질 높은 보육시설 서비스를 요구하는 실정이다.
우리나라는 국공립 보육시설의 보급률이 낮아 질적으로 향상된 보육서비스를 위해서는 기업의 참여가 필요하다. 직장 보육시설은 여성 근로자의 근무 장기화와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기 때문에 편하고 안전한 보육시설은 기업의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우리나라 보육시설의 유형별 현황은 민간보육시설이 37.5%로 가장 많고, 가정보육시설(36.2%), 국공립보육시설(10.0%), 법인보육시설(9.5%), 직장 보육시설(6.9%)의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 보육시설은 전체 보육시설 중 1%(350곳)에 불과했다.
반면 대기영유아가 가장 많은 시설유형은 국공립보육시설(87.6%), 직장 보육시설(71.2%), 법인보육시설(42.7%), 민간보육시설(28.8%), 가정보육시설(19.3%) 순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시설에서는 평균 33.3명의 영유아가 대기하고 있었다. 대기자 발생 원인은 보육시설의 총 정원을 초과하였거나 반별 정원을 초과한 경우가 가장 큰 이유로 지적됐다. 총 정원 초과로 인한 대기자 발생은 시설의 프로그램 및 운영방식을 선호(63.7%) 하는 이유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는 우수한 교사 확보(7.2%), 보육료 저렴(2.9%) 순이었다.
한편 어린이집 만족도는 직장어린이집이 다른 어린이집에 비해 3.98점으로 가장 높았다. 민간어린이집은 3.61점으로 가장 낮았고, 법인어린이집과 국공립어린이집은 각각 3.87점, 3.73점이었다.
부모들이 직장 보육시설을 선호하는 이유는 자녀를 가까이 맡길 수 있다는 심리적 안정감 때문으로 드러났다. 퇴근 시간까지 아이를 맡아주는 등 일하는 여성의 편의에 적합한 시설인 것도 만족도를 높이는 이유에 속했다. 직장 보육시설을 뺀 나머지 보육시설의 평균 운영시간은 7시간대인 반면 직장 보육시설은 평균 10시간 22분이었다.
직장 보육시설은 취업 및 구직(3.95점), 업무능률 향상(3.91점), 학업 및 취업훈련(2.63점) 등 업무 영역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 원장은 “직장 보육시설은 부모의 편의에 맞춰 운영되고 다른 보육시설 보다 관리를 철저하게 하기 때문에 부모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강조했다.
육아정책개발센터가 직장 보육시설 이용 아동 부모 117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일하는 여성 보육지원 강화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직장 보육시설을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신뢰 52.1%인 것으로 나타났다. 등하원 편리성은 26.7%, 저렴한 보육비와 시설·환경은 각각 5%였다.
항목별 만족도는 교사의 질이 가장 높게 평가됐다. 우수한 보육시설 종사자가 40%, 시간적 편리함이 26.2%, 낮은 교사 대 아동비율은 12.9% 순이었다. 점수로 환산한 만족도에서는 교사의 질이 4.3점(5점 만점)으로 가장 높았다. 직장 근무시간에 맞는 보육시간이 4.1점, 프로그램과 보육료는 각각 4점이었다.
직장 보육시설을 이용하는 한 여성은 “아이들 간식이나 식사, 교육적인 것 등 보육시설 선생님이 하는 모든 것이 전부 신뢰가 간다”고 말했다.
직장 보육시설은 기업에서 보육비를 보조해 부모 부담도 적었다. 보건복지부의 조사에 따르면 본인부담금은 국공립보육시설이 18만 6000원으로 가장 낮았고 그 다음이 직장 보육시설로 22만 4800원이었다. 민간어린이집은 24만 9300원, 가정어린이집은 26만 1000원이었다.

규제완화, 설치 확대 필요
노동부 조사에 따르면 직장 보육시설 이용 부모들은 직장 내 어린이집이 생산성 향상에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고용촉진에 대해서도 효과가 크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국가 지자체 직장 보육시설 이용자도 이와 유사한 경향을 보였다. 직장 보육시설이 안정적 보육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아동 발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민간 직장 보육시설 이용자의 약 83.3%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사업장의 85%는 직장 보육시설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우리나라는 상시 근로자 500명 이상 또는 여성 근로자가 300명 이상인 곳은 의무적으로 직장 보육시설을 설치해야 한다. 그러나 전체 보육시설 중 직장 보육시설은 350곳(1만6800여 명)에 불과하다. 정부는 직장 보육시설 설치 및 확대를 위해 고용보험기금과 일반회계 등으로 설치비 융자, 세제 지원, 무상 지원 등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대다수의 민간 사업장은 공간 확보(21.2%), 법 및 행정상 절차(20.6%), 비용부담(38.6%)으로 설치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업자의 61.5%는 보육시설 위탁 이용 시 필요한 비용의 50% 이상을 보조해야 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김 원장은 “직장 보육시설이 활성화 되지 못하는 이유는 기업에서 출자금을 내야하고, 예산이 많이 필요하며, 공간 확보와 수요 조사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면서 “인가 기준이 까다로워 민원이 많이 제기되는 곳이 직장 보육시설이다”고 말했다.
한편 민간 직장 보육시설장이 보육시설을 운영하면서 겪는 어려움은 운영비 지원 부족이 31.3%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이 아동 확보 18.8%, 시설환경관리가 15.2%였다. 특히 민간 임의설치 시설에서 운영비 지원 요구가 43.6%로 매우 높았다. 사업장의 직장 보육시설 운영상 어려움은 재정 부담이 48.6%로 우위를 차지했다.
민간 직장 보육시설 이용자의 요구로는 시설 증·개축 25.9%, 셔틀버스의 개선 15.6%, 시설 및 교재교구 15.2%, 정원 확충이 9.3%로 나타났다. 국가 지자체 직장 보육시설 이용자는 증개축과 정원 확충을 희망하는 비율이 민간 직장 보육시설에 비해 높았다.
경기도청 직장 보육시설에 두 아이를 맡기고 있는 한 부모는 “아이들이 늘어나다 보니 어린이집 공간이 협소해 시설이 확충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직장 보육시설이 확대되기 위해서는 제도적, 재정적 지원이 마련되어야 한다. 직장 보육시설에는 그 직장만이 가지고 있는 특성이 있다. 민간 보육시설의 경우 토요일에는 운영을 하지 않지만 아직 우리나라는 근무하는 엄마들이 많다. 퇴근 시간이 5시인 회사가 있는 반면 밤새서 일을 해야 하는 곳도 있다.
직장 보육시설은 직장의 특수성에 맞춰 운영이 된다. 하이닉스의 경우 사업장의 특수근무 여건인 3교대 및 맞벌이 근로자의 보육지원을 위해 24시간 운영하는 어린이집을 건립하고 있다. 기숙사 생활을 하는 여성들의 이직률을 줄이고 기업 생산성에 기여하기 위해서다. 직장 보육시설은 회사의 상황에 맞게 운영되기 때문에 근로자는 육아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일을 할 수 있다. 효율적인 여성 인력 활용을 위해서는 특성에 맞는 보육시설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

김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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