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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고용 문, 반만 열렸다
배샛별 기자 | 승인 2010.09.01 09:15

인간에게 노동이란 무엇인가. 자아실현? 사회참여? 다 맞는 말이지만 장애인에게는 절박한 생존권의 문제다. 우리나라 등록 장애인은 2009년 6월 현재 약 242만 명으로, 전체인구 대비 4.86%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장애인의 고용과 삶의 질에 대한 요구도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커지고 있다. 장애인고용정책 시행 20년을 짚어봤다.

장애인고용정책의 추진방향은 크게 두 가지 영역으로 나뉜다.
첫째, 장애인 개인에 대한 직업적 관심이다. 장애인근로자가 직업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직업지도, 직업훈련, 취업알선 취업 후 사후지도 등의 전반적 업무추진 체계를 말한다. 이를 직업재활(Vocational Lehabiltiation)이라 한다. 둘째, 장애인을 둘러싼 외부환경에 대한 직업적 관심이다. 장애인 개인에 대한 직업생활을 가능케 할 제반조치에도 불구, 그것만으로는 장애인의 취업이 확실하게 보장될 수 없는 점에 착안하고 있다. 이처럼 정책적 영역은 분리될 수 없는 유기적인 관계로서 결코 한쪽만을 강조할 수 없는 보편적 영역으로, 외부환경의 변화에 따라 확대 발전해왔으며 그 구체적인 것은 법과 제도로 표출되었다.


신규 취업자 늘었다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이하 공단) 고용개발원이 지난 20년간의 제도나 사업의 집행실적을 중심으로 추이를 살펴본 결과, 우리나라의 장애인고용정책은 할당고용제를 근간으로 함으로써 단기간에 상당한 수준의 가시적 고용성과를 제고, 정책집행의 효율성도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인 할당고용제의 궁극적인 목적은 일반 경쟁고용이 어려운 장애인을 위해 국가가 개입하여 장애인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할당 적용대상과 장애인기준 및 의무고용률을 정하고 있다.
할당고용제는 지난 2004년 의무적용대상을 월 평균 상시 300인 이상에서 상시 50인 이상으로 확대하였고 2006년에는 정부부문 적용제외 직종 축소, 민간부문 적용제외율 제도 폐지,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정부부문과 민간부문의 고용률을 각각 3%와 2.7%로 상향조정하여 의무고용 일자리를 대폭 확보했다.
이 결과, 2003년에 약 4만 6000여 개던 일자리가 2008년에 약 11만개로 늘어났고, 올해에 약 14만개 그리고 4년 후에는 약 16만개로 늘어나게 될 전망이다.
이로써 지난 1991년 0.43%이던 장애인고용률이 2008년에는 1.73%로 4배 증가했으며, 인원으로는 1만 명에서 10만 명 이상으로 10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300인 이상 대기업의 경우 300인 미만 기업보다 장애인고용률이 낮았으나 최근 4년간 그 증가세가 더 높아지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다.
장애인취업자가 속한 산업의 분포는 1990년대 후반에 비해 2000년대 후반에는 제조업의 비중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대신 사업서비스업의 비중이 현저하게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사업서비스업의 비중은 1999년에 5.6%였으나 10년 후인 2009년에는 16.9%로 3배 증가하였다. 또한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 행정업종에 취업하는 비중이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 급격하게 증가하여 2009년 현재 8.6%에 달하고 있다.
취업자의 직종을 살펴보면 생산단순직 비중이 1990년대 후반에 비해 2000년대 후반에는 현저히 줄어들면서 경비, 청소직 비중이 대폭 증가하고 있다. 경영, 사무 관련직 역시 증가하였다.
취업자의 희망임금과 초임의 수준을 비교해보면 2000년대 중반에는 평균 희망임금보다 평균 초임이 조금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으나 2008년부터는 평균 초임이 더 적으며 2009년에는 그 격차가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장애인고용에 있어 신규취업자의 비율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취업자에 대한 300인 이상 대기업의 고용률 증가세가 300인 미만 사업체보다 높게 나타나는 등 장애인의 노동시장 참여기회가 실질적으로 넓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공단의 장애인고용계획 및 실시상황보고서에 따르면 2001년 30.0%, 2002년 29.0%, 2003년 39.1%, 2004년 48.9% 등 신규취업자 수가 계속 증가하는 추세이며, 2004년부터는 신규취업자 수가 기존취업자 수를 초과하였고 그 차이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
그 결과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성별의 경우 여성보다 남성이, 연령대에서는 60대 이상 등 고령자에 비해 20대 이하의 청년층이 신규취업자일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정도에서는 중증이 경증에 비해 신규 취업자일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유형에서는 기타장애(산재, 국가유공)에 비해 소기업에서 신규취업자가 더 많은 것으로 추정됐다. 업종에서는 기타업종과 비교해 제조업에서 기존취업자가 더 많은 것으로 추정되고 나머지 업종들은 신규취업자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인 능력검증·취업 일석이조
지난 2000년 법 개정으로 보건복지부 산하 장애인복지관, 단체 등이 직업재활기금으로 고용촉진사업을 공동수행하기 시작하였고, 노동부 고용지원센터는 물론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장애인 고용촉진사업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공단 산하 직업능력개발원에서 지난 2005년부터 2009년까지 양성훈련을 통해 배출한 기능인력은 최근 3년간 매년 1000명을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행액은 2007년에 142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2005년에는 공단 산하 직업능력개발원과 타훈련기관의 취업비율이 3배까지 차이가 났다. 이는 타훈련기관 훈련현황에 특수학교전공과의 적응훈련시설기관의 현황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공공직업훈련기관의 경우 최근 2년간 취업률은 50%를 상회하고 있다.
한편, 중증장애인지원고용 등 현장훈련프로그램을 수료한 인원은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취업자 수도 증가하고 있다.
지원고용은 1993년 서울장애인복지관에서 처음으로 시범 실시했으며 공단에서도 1994년부터 중증장애인 직업영역확대사업이라는 명칭으로 1998년까지 실시하다가 이후 중증장애인지원고용사업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사업을 확대했다.
시험고용은 고학력 장애인에게 다양한 직장체험을 통해 직업세계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아울러 인턴과정을 통해 고용의 기회를 탐색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만 15~38세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며 사업체는 50인 이상 고용의무사업체만 해당된다. 인턴기간은 최대 3개월까지이며 인턴수당이 지급된다.
현장평가는 1~2주간 현장사업체에서 이루어지며 현장사업체, 장애인에 대해 소정의 수당이 지급된다.
지원고용사업을 통해 취업한 장애인 1인당 소요되는 비용은 2009년 현재 2005년도 비용의 63% 정도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알선사업은 직업상담 및 평가, 고용계획수립, 구인구직정보제공, 취업알선, 취업 후 적응지도 등을 포괄한다. 2000년까지는 장애인고용공단만이 장애인 취업알선을 담당했다. 그러다 2000년 법 개정에 의해 그해 10월부터 장애인복지관 등도 기금을 받아 사업을 수행할 수 있게 되었다. 이것이 복지부 직업재활기금사업이다.
공단이 장애인 취업알선사업을 전담하던 1990년대에는 최대 8000명 정도의 취업자를 매년 산출해오다 보건복지부 수행기관과 공동으로 사업을 수행하면서 2000년대 중반까지는 1만  명을 넘어섰고 노동부 고용지원센터가 장애인고용업무를 병행하면서 2009년에는 2만 명 이상이 취업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양한 지원책, 취업 창업 쉽게
우리나라는 장애인의 경제적 자립능력을 키우기 위해 훈련시설의 확충과 훈련실시에 필요한 재정지원을 마련하고 있다. 직업능력개발훈련, 지원고용 등 현장훈련, 취업알선 등의 프로그램이 이에 해당한다.
또한 장애인 근로자들이 안정된 직업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장애인근로자 지원제도와 통근차량 구입자금융자를 법제화하고 있으며, 자영업을 희망하는 사람에 한해 창업자금을 저리로 빌려주고 있다.
장애인근로자 지원제도는 장애로 인한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제도로서 장애인근로자의 안정된 직장생활을 지원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자동차구입자금융자와 직업생활안정금융자가 대표적이다.
1993년부터 시행된 자동차구입자금융자의 경우 1993년 융자 대상자가 166명, 융자금액이 약 8억 원에 불과했으나 그 후 매년 증가하는 추세를 나타냈다. 이러한 증가세는 2000년을 정점으로 꺾인 후 2009년까지 매년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1998년에 신설한 직업생활안정자금융자 역시 2000년 이후로 계속 감소했다.
장애인고용사업주 지원제도는 장애인 고용에 따른 사업주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는 동시에 장애인이 일하기에 편리한 고용환경을 제공해 장애인 고용안정을 도모하는 데 그 의의가 있다. 종류로는 시설장비 무상지원, 장애인고용관리비용지원, 보조공학기기 지원, 표준사업장 설립지원 등이 있다.
한편, 공단은 2000년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 개정을 통해 자영업 창업 지원을 위한 제도를 도입·운영하기 시작, 2001년부터는 영업장소전대지원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2000년 이후 자영업창업융자 지원 장애인수는 1477명이며 지원 금액은 약 595억 원으로 나타났다. 영업장소전대지원 경우 지원 장애인 수는 526명이며 전체 지원 금액은 약 280억 원으로 나타났다.
자영업창업자금융자제도는 시설·장비구입비, 영업장소매입비, 임차보증금, 원부자재 및 상품구입비 등 창업을 위해 필요한 소요비용을 지원하는 제도이다. 영업장소전대지원제도는 창업을 원하지만 담보능력이 부족하여 융자금을 받기 어려운 장애인에게 공단이 영업장소를 빌려주는 제도이다.


정부, 장애인 고용 선도역할 미흡
우리나라 장애인고용정책은 2008년 4월부터 시행중인 차별금지제도와 상호 보완적 관계로 운영해 나간다면 장애인고용정책이 상당한 수준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평가다. 그러나 장애인고용정책이 여전히 한계를 가지고 있음도 확인되고 있다.
장애인근로자의 중증비율이 2005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점, 장애인의 직업적 희망과 능력, 처한 여건이 다양함에도 불구하고 임금근로 일변도로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는 점, 고용성과가 커질수록 부담금 납부액은 줄고 장려금 지출액은 증가하는 구조로 인해 사업을 위한 재원의 안정성이 떨어지고 있는 점, 국가의 선도적 역할이 미흡하다는 점 등이 그것이다.
정부부문의 장애인고용 성과는 민간부문의 장애인 고용의무 이행에 영향을 준다. 한때 의무고용률 2%를 초과하기도 했던 정부부문의 고용률은 의무적용직종이 확대되면서 민간부문의 고용률과 큰 차이가 없어졌다.
사업장은 의무 고용률을 채우지 못하면 미달하는 인원수에 비례해 부담금을 물어야 한다. 그러나 국가나 지자체는 의무 불이행에 대한 부담을 지지 않고 있다. 정부나 지자체의 장애인고용률이 높지 않는 상황에서 민간부문의 장애인고용의무 이행지도를 강력하게 추진하기는 어렵다.

중증장애인도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일정규모 이상의 사업체에 대한 장애인 의무고용 할당만을 수단으로 장애인고용정책을 집행해 나가는 것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특히 장애인 의무고용을 적용하고 있는 300인 이상 기업의 경우, 대부분의 기업들이 장애인을 고용하기보다는 이행강제금을 내버리는 경우가 많아 실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장애인을 노동시장으로 유인하는 기제인 고용장려금 또한 일반 회계처리를 하지 않고 특별회계로 추가경정예산을 쓰는 경우가 많아 기금의 안정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아울러 전체 민간부문 장애인 근로자 중 중증 장애인의 비율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공단의 연도별 민간부문 장애정도별·성별 고용현황(2010)을 살펴보면 여성비율은 2004년 11.3%, 2006년 12.0%, 2008년 12.9%로 소폭이나마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반면, 장애인근로자중 중증비율은 2004년 17.6%에서 2005년 18.8%로 증가하였다가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전체 장애인 중 경증비율이 높아짐에 따라 경증장애인위주로 고용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중증장애인을 채용할 경우 장려금 지급단가를 50% 가산해 지급하지만 최근 경증장애인에 대한 장려금지급 비중이 계속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는 등 이러한 현상은 장려금이 중증장애인의 고용증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부는 장애인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개선하고 민간기업의 고용을 확대하기 위해 기업들이 중증장애인을 고용하면, 장애인 의무채용 인원을 채우지 않았을 때 내야하는 부담금을 그 인원만큼 줄여주고, 장애인 개개인의 역량을 개발하기 위한 맞춤형 취업지원도 강화할 계획이다.
이에 공단은 좀 더 구체적인 전략을 제시했다. 장애인고용정책의 발전을 위해 ▲지원고용 확대 등 중증장애인 타깃팅 강화 ▲일반 공공 취업알선기관을 활용한 경증장애인 고용서비스 대안 마련 ▲보호고용제도의 도입 등 고용유형의 다양화와 고용안정 강화 ▲별도의 사업재원 마련 ▲ 공무원 채용 시 중증비율 할당 등 정부역할 강화 등이 그것이다.
장애인고용과 관련한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오랫동안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만큼 정책적 관심도 높아지고 있어 보다 다양한 연구를 통해 장애인 고용문제 해결을 위한 진일보한 대안들이 속히 마련되길 기대해본다.


자료/한국장애인고용공단 고용개발원 [장애인고용정책 20년 평가와 미래전략]

배샛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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