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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병드는 요양보호사, 이대로 방치할 것인가
김혜민 기자 | 승인 2010.09.29 14:10

정부가 지난 6월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 시행 2년의 성과로 국민의 삶이 좋아졌다’고 발표했지만 요양보호사의 근로환경은 매우 열악해 일부는 산업재해에 시달릴 정도로 고통 받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 전국요양보호사협회의 실태 조사에 따르면 요양보호사들은 장시간 저임금 노동에 몸과 마음이 골병들어 요양 현장을 떠나는 것으로 드러났다. 요양보호사가 건강하게 일하기 위해서는 요양제도 개선과 보호가 필요하다. 전국요양보호사협회가 40개 요양기관 249명의 시설 요양보호사와 25개 요양기관 175명의 재가 요양보호사를 대상으로 시행한 요양보호사의 노동조건 및 근골격계 조사를 통해 요양보호사의 실태를 살펴봤다.

“요양보호사 제도가 생긴 후에 처우가 더 나빠졌다. 초창기에는 150만 원 수준의 급여를 받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100만 원 정도 밖에 안 된다. 뿐만 아니라 전에는 귀한 일 한다고 대접받았지만 오히려 자격제도 시행 후에는 돈만 내면 딸 수 있는 자격증으로 일하는 사람들이라고 천한 대접을 받고 있다.”  -서울시역, 구립○○요양원 근무, 요양보호사 A

“법적으로 보장된 쉬는 날이라고 해도 쉴 수가 없다. 인원이 딱 정해져서 내가 쉬면 다른 동료가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경기지역, ○○요양원 근무, 요양보호사 B

“야간에 13시간 일하고, 30분에서 1시간가량 인수인계(물론 근무시간으로 인정되지 않는다)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파김치가 된다. 출퇴근 시간까지 합치면 16시간 만에 귀가하는 셈이라, 돌아오면 쓰러져 자기 바쁘다. 인간다운 생활은 고사하고 노예생활이나 다름없다. 아오지 탄광 같다는 생각. 그래도 급여는 월 100만 원이 조금 넘을 뿐이다. 낮은 임금에 대해 문제 제기하면 간호사가 그런다. 돈 생각할 작정이라면 588이나 가라고. 당신들 나이 많은데 여기서 일할 수 있게 해준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라고. 골병들어가며 힘들게 일하면서도 왜 이런 대접을 받아야 하나 싶어서 일을 관뒀다.”
 -서울지역, ○○요양원 근무, 요양보호사 C

요양보호사 건강실태
시설 요양보호사와 재가 요양보호사는 작업특성에서 차이를 보였다. 시설 요양보호사는 이용자를 부축해 일으켜 세워 휠체어에 앉힌 후 밀고 이동시키는 작업, 이용자를 들거나 침대로 옮기거나 자세를 바꾸는 등 과도한 힘을 필요로 하는 작업, 이용자의 목욕을 도와주는 작업이 많았고 총 근무시간의 50% 이상 혹은 1일 4시간 이상 일했다.
재가 요양보호사는 이용자를 직접 들거나 침대로 옮기거나 자세를 바꾸는 과도한 힘을 필요로 하는 작업, 손 걸레질, 손빨래 등 육체적으로 부담스러운 가사노동 작업, 이용자의 목욕을 도와주는 작업이 많았다. 두 군 간의 시간빈도는 차이가 있어 시설 요양보호사들의 작업강도가 대략 2배 정도 더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설 요양보호사들의 신체부위별 증상 유병율은 허리와 등이 22.89%로 가장 높았다. 어깨는 20.48%, 무릎과 다리는 14.86% 순이었다. 재가 요양보호사들의 신체부위별 증상 유병율은, 어깨가 12.6%로 가장 높았고, 허리와 등이 12%, 무릎과 다리 8%, 목부위가 7.43%였다. 두 군 모두 허리와 등, 어깨가 가장 문제가 많은 신체부위였으나, 시설 요양보호사들의 증상 호소율이 재가 요양보호사들보다 대략 5~10% 정도 더 높았다.
요양보호사들이 느끼는 신체부위별 근골격계 증상의 90~98% 정도는 업무와 관련이 있으며 해당 부위별 증상에 대해 45~67% 정도는 지난 1년 내 병의원을 방문해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14~23% 정도는 해당 부위의 통증으로 1일 이상 일하지 못했다.
시설 요양보호사는 전라도 지역에서 근골격계 증상 유병율이 62.16%로 특히 높았고, 재가 요양보호사는 서울·경기도 지역에서 증상 유병율이 39.39%로 높았다.
시설의 경우는 공공기관과 사회복지법인을 ‘비영리 기관’으로, 영리법인, 개인시설 등을 ‘영리 기관’으로 구분했고, 재가 요양보호의 경우도 요양보호사들이 소속되어 있는 업체를 ‘비영리’와 ‘개인’으로 나눴다. 분석 결과 ‘비영리’ 시설의 증상 유병율이 더 높았는데 이는 ‘비영리’ 시설에 작업강도가 강한 사회복지법인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어 나타난 현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공공기관과 비공공기관으로 비교·분석한 결과 공공기관의 증상 유병율은 36.73%로 비공공기관의 43.5% 보다 낮은 수준을 보였다. 시설의 경우에는 규모가 작을수록 소속 요양보호사들의 근골격계 증상 유병율이 높았다.
같은 요양보호사라고 하더라도 시설에 소속돼 있느냐 재가 사업을 수행하느냐에 따라 작업특성과 강도, 근골격계 질환의 특성과 유병율에 차이가 발생했다. 시설의 경우 규모가 작을수록 작업특성과 질환특성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요양보호 업무로 인한 재해
시설 요양보호사와 재가 요양보호사 각각 22.18%와 18.86%는 산재 혹은 공상처리를 하지 않고 개인적인 병·휴가로 처리한 경험이 있었다. 이유는 시설 요양보호사의 경우 동료에게 미안해서(23.64%), 요양기관의 비협조·거부(20%), 불이익 걱정(18.18%) 순이었다. 재가 요양보호사는 절차를 잘 알기 어려워서(27.27%), 불이익 걱정(24.24%), 상태가 심하지 않아서(24.24%) 순으로 응답했다.
근로자 일반 정기 건강진단은 시설 요양보호사 80%가, 재가 요양보호사의 55%가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요양보호 업무를 수행하면서 이용자로부터 질병이 전염될 위험이 있을 때 장갑, 마스크 등의 보호구는 시설 요양보호사의 67%가 착용한다고 답한 반면 재가 요양보호사는 39%만 착용한다고 답변했다. 보호구를 착용하지 못하는 이유로 시설 요양보호사는 요양 기관의 의식부족(35.8%)과 착용하기 불편함(30.86%)을 꼽았다. 재가 요양보호사는 이용자의 반감이나 기피(39.39%)와 착용하기 불편함(25.25%)을 주요한 이유로 설명했다.
치매, 정신질환 등 이용자 질병상태 특성으로 인해 업무 중 신체적 혹은 정신적인 피해를 입은 것은 시설 요양보호사의 경우 80.72%, 재가 요양보호사의 경우는 30.41%인 것으로 조사됐다.
수면장애, 직무스트레스, 탈진도 문제였다. 시설 요양보호사 88%와 재가 요양보호사 89%가 주간수면과다증으로 분류됐고 대부분의 요양보호사들이 심각한 수면장애에 시달리고 있었다. 실제 수면시간은 평균 5.71 시간으로 전체적으로 절반의 사람들이 수면상태가 좋지 않다고 응답했다. 또 일반적으로 자주 깨고, 다시 잠들지 못하는 좋지 않은 수면의 질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시설 요양보호사는 대체로 우리나라의 평균적인 여성근로자 수준의 직무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으며 재가 요양보호사는 상대적으로 관계 갈등과 직무불안정성이 일반집단 보다 큰 것으로 드러났다.
재가 요양보호사의 정신적 스트레스는 요양보호사 업무를 존중하지 않는 경향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았다. 이용자나 가족의 무시하는 태도를 애로사항으로 고른 응답자는 아주 그렇다(12.5%)와 약간 그렇다(26.19%)를 합해서 38.69%였다. 사회적 인식과 대우가 낮은 것을 문제로 지적한 답변도 77.19%에 달했다. 요양보호사 업무에 대한 사회적 인식 수준이 낮다 보니 업무 외의 일을 이용자로부터 요구당하는 경우도 빈번했다.
시설요양보호사도 업무를 존중받지 못한다는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래의 업무 외에 시설청소, 빨래 등을 도맡아 하는 어려움이 있다는 응답은 58.53%였다. 업소자로부터의 폭언 및 폭행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표한 경우는 매우 그렇다(43.67%)와 그렇다(28.98%)를 합한 72.65%였다. 폭언 폭행은 요양보호사업무에 대한 낮은 사회적 지식과, 치매 환자가 많은 요양보호시설의 특성이 반영됐다.
시설 요양보호사는 전체적으로 재가 요양보호사 보다 탈진이 많았는데 개인적인 상황에 해당하는 탈진이 10~20%, 업무관련 상황에 해당하는 탈진이 5~25%, 민원관련 상황에 해당하는 탈진이 2~13%로 전체적으로 재가 요양보호사 보다 대략 2배 정도씩 많았다. 두 군 모두 수면장애가 심각해 신체적·정신적 부담이 큰 상태였다.
한편 성희롱의 경우 시설 요양보호사의 33%가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고 재가 요양보호사 16%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성희롱의 유형으로는 손, 가슴, 엉덩이 등 특정 신체부위를 만지는 행위와 음란한 농담이나 음담패설 등이 특히 많았다.
가해자 한 명으로부터 몇 회 정도 성희롱을 당했는지에 대한 결과는 시설 요양보호사의 경우 1~2회가 55%정도, 5회 이상이 33%정도 됐다. 재가 요양보호사의 경우는 1~2회가 38%정도, 5회 이상이 38%정도로 일회적이지 않은 상습적인 성희롱을 당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비스 이용자의 가족으로부터 받은 성희롱은 시설 요양보호사의 경우 2% 정도, 재가 요양보호사의 경우는 7% 정도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희롱을 당한 후 일반적인 대응 내용으로는 대응하지 않고 그냥 넘어간 경우가 시설 요양보호사가 50%정도, 재가 요양보호사가 25%정도였다. 
성희롱을 당하고도 강경하게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않는 이유는 시설 요양보호사는 치매 등 질환 증상으로 여겨지기 때문인 경우가 52%로 많았고, 얘기해봐야 안될 듯해서는 17%정도였다. 일자리를 잃을까봐 라는 재가 요양보호사의 응답은 25% 정도로 확인됐다.
성희롱 예방 및 해결을 위한 개선책으로는 요양보호사에게 정기적인 예방교육을 시행하는 것, 피해 요양보호사 대상 즉각적 상담 및 보호조치를 취하는 것, 대상자 및 가족 대상 사전예방 교육을 실시하는 것, 건강보험공단, 복지부 등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등이 요구됐다.

낮은 급여 수준
재가 요양보호사의 한 달 급여는 80만 원 미만이 67.27%였고, 60만 원 미만의 급여를 받았다는 응답자도 45.45%에 달했다. 2010년 1인 가구 최저생계비 50만 4344원과 비교한 결과 현재 재가 요양보호사가 받는 임금은 최저생계비를 간신히 웃도는 낮은 수준이었다.
특히 대부분의 사업장이 시급제였는데 7000원 미만인 경우가 49.39%였고 시급 평균 액수는 6710원이었다. 시급이 7000원 이상인 곳은 식대나 법정수당, 교통비 등을 포함한 가격으로 나타났다. 근로계약서 상에는 시급 7000원이라고 기재되어 있지만, 실제 시급은 그보다 액수가 낮았다. 낮은 임금 수준에 대한 재가 요양보호사들의 불만도 상당했다. 72.94%가 업무에 비해 급여수준이 낮다고 응답했다.
재가 요양보호사의 급여 수준이 낮은 데는 안정적으로 확보되지 않은 근무시간이 문제로 지적됐다. 시급제를 적용받는 재가 요양보호사는 한 달 생활을 유지하기에 충분한 이용자를 확보해야 하지만 조사 결과 한 주당 노동시간이 20시간 이하인 사람이 42.60%로 절반에 육박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30시간 이하인 응답자 역시 63.31%에 이르렀다. 주당 평균 노동시간은 28.91 시간에 불과했다.
하루 두 명 이상의 이용자를 돌보는 요양보호사의 경우는 이용자 집으로 이동하는데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이 중요한 문제로 지적됐다. 교통비를 지급받지 않는다고 답변한 응답자는 84명 중 82.93%였고, 지급받는다고 한 응답자는 17.07%로 14명이었다.
한편 시설 요양보호사는 62.08%가 120만 원 미만의 급여를 받았다. 2교대 12시간 근무, 24시간 격일제 근무, 24시간 연속 근무자의 비율이 56.9%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월 120만 원은 매우 낮은 수준의 급여인 것으로 조사됐다. 시설요양보호사 응답자의 월 평균 노동시간은 약 243.56 시간인데 120만 원을 이 시간으로 나눠 보면 시급은 약 4927원에 불과했다.
또한 요양보호사의 27.13%는 주당 근무시간에 44시간 이하로 근무한다고 답변했다. 시설 요양보호사들은 44시간을 초과 근무하는 관행이 형성돼 있었다. 장시간 노동을 함에도 불구하고 시설 요양보호사들의 평균임금이 약 116만 원에 불과한 것은 연장, 야간, 휴일노동 등에 대한 수당을 제대로 지급받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요양보호사의 저임금 문제는 법정수당 미지급, 근로기준법 위반에도 영향을 미쳤다. 241명 응답자 중 57.68%가 주휴수당을 지급받지 못했으며, 주휴일 노동에 대한 가산수당을 지급받지 못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245명 중 81.83%에 달했다.
연차 휴가를 이용하지 않는 경우에도 연차휴가 수당을 지급받지 못한다고 대답한 응답자는 243명 중 77.82%였다. 근로기준법에서 보장하는 법정수당임에도 불구하고 지켜지지 않는 경우는 최소 57%에서 최대 80%에 이르렀다.
근로기준법은 노동조합비, 법령상 허가된 항목 외에 임금에서 공제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었으나 요양시설에서 각종 명목으로 임금에서 공제하는 문제는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퇴직금 적립 명목으로 공제하는 경우도 35.54%에 달했으며, 기부금이나 후원금 명목으로 공제가 있다고 대답한 응답자는 18.33%, 이용자의 본인부담금을 대신 부담해 공제한 사례도 6.06%에 달했다.

요양보호사 처우 개선 사항
재가 요양보호사들은 안정적인 일자리 확보를 통해 적정 임금 수준을 유지하는 것을 가장 시급한 과제로 지적했다. 월급제, 법정수당 보장을 통한 노동조건 개선, 이용자 및 가족에 대한 교육 실시 등도 중요한 개선 과제로 제기됐다.
재가 요양보호사는 이용자의 사적 영역으로 들어가서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고립감을 느끼기 쉽고 다른 노동자들과 연대하여 자신의 지위 향상을 위해 노력할 기회를 잡기 어려웠다.
또 자신의 일에 흥미를 느끼고 자기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동료들과 경험을 나누는 기회가 필요한데 원천적으로 차단된 조건에서 근무하고 있어 노동자로서의 권리의식과 자긍심을 갖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시설 요양보호사는 노동조건을 향상하고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요양기관의 요건을 강화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열악한 노동조건과 서비스 질 저하 문제의 중요한 원인으로는 요양기관의 부적절한 행태를 지적했다. 또 담당 입소자의 수를 적정 수준에서 유지하도록 조정해달라는 것도 중요한 개선 사항이었다. 8시간 노동, 임금수준 보장 등 노동조건 향상도 요구사항으로 확인됐다.
요양보호사를 최저임금 일자리로 내버려두면 노인 장기요양 보험제도의 성공을 기대하기 힘들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시행하고 있는 노인 장기요양보험제도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려면 보건복지부와 노동부에서 요양보호사의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시행해야 한다.
요양기관을 평가할 때 요양보호사의 노동조건을 중요한 평가요소로 엄격하게 심사하고 노동법 준수 여부, 적정 임금 수준 보장 여부, 노동시간의 합리적 조정 여부 등을 요양기관 평가기준으로 두고 각종 지원 관련 판단 근거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시급제라는 이유로 법정 수당을 주지 않는 문제, 포괄임금제를 남용해 초과근로수당을 미지급하는 문제, 야간 근로시간을 휴게시간에 포함시켜서 야간근로수당을 미지급하는 문제 등에 대한 적극적 지도 단속도 요구된다. 
 

자료/전국요양보호사협회

김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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