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기업이 주최하는 희망 나눔 봉사활동이 지역사회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지역대학교와의 산학협약을 통해 임대주택에 거주하는 소년소녀, 한 부모, 그룹홈 가정의 아동을 대상으로 대학생 봉사자들이 매주 방문해 개별 학습지원 정서교류 및 여름캠프 등 체험학습 제공으로 아동들의 사회성 향상에 도움을 주기위한 ‘멘토와 꼬마친구’를 시행하고 있는 것. 가족과 같은 마음으로 지속적인 봉사활동을 펼치는 그 현장을 직접 찾아가 훈훈한 정의 나눔 시간을 가졌다.

웃음이 있는 케익 만들기
지난달 19일 서울 종로구 평창동. 한 임대주택 빌라 2층 집의 대문이 활짝 열어젖혀 있다. 안으로 들어서니 손님이 꽉 들어찼다는 것을 암시하듯 다양한 종류의 신발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마치 가족 행사가 있는 것처럼 화기애애한 분위기 가운데 사람들은 분주하게 곧 이어질 행사 준비에 열연하고 있었다. 이날은 그룹홈 장애아동을 위한 ‘사랑의 컵케익 만들기’행사가 열리는 날.
오후 2시부터 모인 서강대학교 대학생 봉사자 7명과 임대주택 지적장애아동 9명, 담당 사회복지사 1명, LH에서 도움 요청한 제빵도우미 2명은 함께 들 뜬 가운데 ‘사랑의 컵케익만들기’체험 행사를 진행했다.
대학생들은 재료준비를 서두르며 서로서로 멘토를 맡은 장애아동을 챙기며 짝을 이루어 팀을 만들었다. 이들은 친형제가 아니지만 평소 허물없이 지내는 사이인 것처럼 서로 재잘 거리며 담소를 나누었다.
이윽고 3시부터 시작된 본격적인 케익만들기에서는 제빵사 2명이 밀가루로 반죽한 장미모양 만들기부터 잎사귀모양 만들기, 쿠키에 이름 써보기 등을 손수 보여주며 아이들에게 가르쳤다.
한참 수업을 듣다 만들기에 열중하던 한 장애아동은 자신이 만든 장미모양을 친구들에게 보여주며 자랑하기도 했으며, 만드는 도중에 생크림을 먹기도 하는 등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모습이 펼쳐졌다.
봉사에 참여한 장원(2학년) 학생은 올해 4월 학교 봉사단 ‘꼬마전국’에 지원하여 면접을 통해 들어와 매 격주마다 아이들과 교류를 나누는 봉사를 하고 있다.
‘꼬마전국’이란, LH기업 봉사단과 연계한 서강대학교 봉사단으로 매주 단원학생들과 돌아가며 팀을 정해 학습지 가르치기, 여름체험학습 등을 실시하고 있다.
장 학생은 “멘토와 꼬마친구는 아이들과 친해질 수 있다는 좋은 기회를 주는 봉사활동”이라며 “처음에는 지내는 것이 어렵고 서툴렀으나, 아이들이 워낙 순수하고 착해 자주 교류하다보니 마음의 문을 서로 열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케익행사 소감에 대해서는 “처음 케익만들기를 해보는 건데 오늘 담당한 멘토 친구가 활발하고 적극적인 성격이어서 함께 만들면서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장 학생은 “졸업 후에 사회활동 하기 전, 다양한 봉사경험을 쌓고 싶어 이 활동에 참가하게 되었다”며 앞으로 졸업할 때까지 계속 참여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또 다른 봉사 참여자 정다운(3학년) 학생은 현재 꼬마전국에서 봉사단장을 맡고 있는 친구를 통해 들어와 지난 3월부터 활동을 시작했다.
정 학생은 “아이들 입장을 생각해 볼 때 도움을 주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단기적인 것이 아닌 지속적인 만남을 통해 마음의 교류를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멘토와 꼬마친구 활동은 중요한 것 같다”며 “일반사람들이 장애아동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아이들을 이상하게 바라보는 현재 사회적 시선이 이런 봉사활동 통해 개선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 학생은 차기 단장으로 그동안 꼬마전국에서 화합과 도모를 통해 봉사활동을 꾸준히 할 수 있도록 노력했던 것을 이어받아 앞으로도 자발적인 마음가짐으로 책임감과 함께 장기적인 봉사활동을 주선 할 것이라고 말하며 포부를 밝혔다.
또 다른 봉사자 한혜조(3학년) 학생도 멘토와 꼬마친구를 통해 봉사하는 즐거움을 얻고자 봉사단원에 가입하게 되었다.
한 학생은 “그룹홈에 대해 아직 잘 모르는 사람이 많은데, 장기적으로 봉사활동을 보여줌으로써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어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가담했으면 좋겠다”며 “그동안 학습지 봉사 같은 것만 하다가 이렇게 아이들과 케익을 만들어보니 어느 때보다 가족과 같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 좋았다”고 강조했다. 반면에 아쉬운 점에 대해서는 “봉사하는 것은 어렵지 않는데, 한정되어 있고 아이와 개별 연락을 취할 수 없다는 점이 많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이윽고 2시간가량 이어진 케익만들기는 오후 4시 30분이 돼서야 모두 끝났다. 다소 어설프지만 예쁘게 완성된 컵케익을 서로 바라본 대학생 봉사자와 아이들은 연신 흐뭇해하며 활짝 웃었다.

꿈과 행복이 있는 나눔 건설 펼치다
임대주택이 달라지고 있다. 서민들에게 거주 공간을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거주자들의 다양한 수요에 맞춘 주거복지까지 제공하는 방식으로 변하고 있는 것.
현재 전국에 공급된 임대주택은 146만가구로 약 500만 명의 삶의 터전이다. 이 가운데 임대주택이 단순한 주거공간뿐 아니라 다양한 사회복지의 장이 될 수 있도록 변신을 시도하고 있는 LH(한국주택토지공사)가 현재 보유ㆍ운영하는 임대주택은 71만5000가구에 달한다.
정재연 LH 직원은 “케익봉사를 실시한 장소가 바로 장애아동을 위한 임시 임대주택 주거지원한 곳”이라며 “이처럼 주거복지 거버넌스를 통해 지금까지 거주공간으로만 인식된 임대주택단지를 일자리와 교육, 복지서비스가 결합된 삶의 터전으로 탈바꿈시켜 나간다는 복안으로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지원된 임대주택 안에서는 아이를 24시간 보호하는 사회복지사 한 사람이 도움을 주고 대학생들과 봉사 연계를 통해 아이들의 성장과 정서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올해 LH는 서울 중계3 영구임대단지 등 49개 임대주택단지를 주거복지 거버넌스 시범단지로 선정했다.
이날 행사는 ‘멘토와 꼬마친구’라는 제목으로 2012년 2학기 여름 방학 체험 활동으로 지적장애를 가진 아동들과 케익만들기를 통해 서로 이해하고 좀 더 친밀하게 멘토·멘티간 유대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마련된 것.
정 직원은 “멘토링 제도에 대한 멘토와 멘티의 다양한 의견을 직접 들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든든한 지원군과 함께하는 봉사
멘토링 사업이 시작된 것은 2007년이다. 당시 LH 직원들이 임대주택을 직접 방문해 주거실태를 조사하여, 낮 시간동안 대부분 집에 있는 아이들이 경제적인 이유로 보호받지 못하거나, 교육 기회를 얻지 못한 다는 점을 착안해 가난이 대물림돼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멘토링 사업이 시작됐다. 이는 유년기부터 노년기까지 생애주기에 맞춘 맞춤형 복지다.
2008년부터는 LH가 서울지역 숭실대, 한양대, 서강대 봉사자 30명과 함께 시작한 이후, 작년에는 전국으로 확대해 제주대, 강원 한림대, 부산 동의대 등 17개 대학 400여명의 대학생들과 함께 LH 임대주택에 거주하는 아동들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왔다.
LH 멘토링 지원을 받는 아동은 전국 LH 임대주택에 거주하는 소년소녀가정, 한부모, 그룹홈 아동 등 200여명이 다양한 봉사프로그램 등을 제공하는 체험학습에 참여하고 있다.
LH 관계자는 “‘멘토와 꼬마친구’가 올해에도 더욱 많은 취약계층 아동들의 꿈을 응원하고 봉사자에게도 의미 있는 활동이 될 수 있도록 사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자료도움/한국토지주택공사(LH)

문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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