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Ⅰ_사회복지사 보수교육

“보수교육도 받지 않고 과태료도 안낸다." 사회복지사업법 상 사회복지시설 종사 사회복지사들이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는 보수교육에 대한 제재가 없어 법 자체가 ‘유명무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2년의 경우 보수교육 의무대상자 중 2029명이 보수교육을 받지 않았다. 물론 이들 가운데 단 한명도 과태료도 내지 않았다. 보수교육 미 이수자에 대해서 자격을 정지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이유다. 올해 사회복지사 보수교육은 5년차를 맞이하고 있다.

보수교육 안받아도 ‘그만’
사회복지사업법 상 사회복지시설 종사 사회복지사들이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는 보수교육을 이수하지 않아도 별다른 제재가 없어 법 자체가 ‘유명무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때문에 보수교육 미 이수자는 자격을 정지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대두되고 있다.
사회복지사 보수교육은 지난 2007년 11월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2009년 처음으로 시행됐다.
사회복지사업법 제13조에 따르면 ‘사회복지법인 또는 사회복지시설에 종사하는 사회복지사는 정기적으로 인권에 관한 내용이 포함된 보수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 ‘사회복지법인 또는 사회복지시설을 운영하는 자는 그 법인 또는 시설에 종사하는 사회복지사에 대하여 제2항 단서에 따른 교육을 이유로 불리한 처분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적고 있다.
관련법 시행령에서는 보수교육을 받지 않은 사회복지사는 20만 원, 보수교육을 이유로 불리한 처분을 한 사회복지법인 또는 사회복지시설 운영자는 1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법률상으로는 사회복지사 보수교육을 강제화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본지 취재결과 보수교육을 받지 않은 미 이수자가 과태료를 낸 경우는 단 한명도 없었으며, 이에 대한 제재도 없었다.
한국사회복지사협회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과태료를 부과한 사람은 없으나, 관련 내용으로 계속 논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보수교육은 한국사회복지사협회가 보건복지부로부터 위탁받아 지난 2009년부터 시작돼 현재까지 5년차를 맞이하고 있는 가운데 보수교육 의무대상자의 보수교육 이수현황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한사협의 사회복지사 보수교육 운영 실적에 따르면 의무대상자들의 이수율은 2009년 99.5%에서 2010년 97.3%, 2011년 97.2%, 2012년 95.1%로 점차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의무대상자들의 미 이수자도 매년 늘어 2009년 202명, 2010년 905명, 2011년 1066명에서 2012년에는 2029명이나 보수교육을 받지 않았다.
특히 의료직이나 요양보호사, 물리치료사 등 희망대상자들의 이수율은 2009년 36.5%, 2010년 18.6%, 2011년 26.7%, 2012년 25.2%로 더욱 낮다.
전체 이수대상자들의 이수율은 2009년 86.4%, 2010년 68.8%, 2011년 70.0%, 2012년 68.0%로, 10명 중 3명은 법을 위반하고 있었다.
보수교육 면제대상은 당해 연도 사회복지사 자격 취득자, 군복무 중인 자, 질병·해외체류·휴직 등의 부득이한 사유로 해당 연도에 6개월 이상 사회복지법인 또는 사회복지시설에 종사하지 않은 자, 해외파견근무·해외연수 등으로 6개월 이상 해외에 체류하는 자, 출산·육아휴직 등으로 6개월 이상 종사하지 않은 자 등이 포함된다.
초기에는 사회복지사 자격증 소지자가 다른 직종(간호사, 물리치료, 회계 등)에 있는 경우에도 보수교육 대상자에 포함됐으나, 개정된 지침에서는 보수교육 대상자에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변경됐다.

“보수교육 이수여부 따라 자격유지” 목소리
보수교육에 대한 법적 제재가 없자 법을 강제해야 한다는 요구가 대두되고 있다.
특히 보수교육을 ‘자격유지제도’로 운영해 보수교육 미 이수자는 자격을 정지 시켜야 한다는 특단의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용준 전라북도사회복지사협회 사무국장은 6월 2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사회복지사 보수교육 발전방안 모색을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보수교육을 자격유지를 위한 제도로 운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용준 사무국장은 “보수교육의 이수여부에 따라 자격유지와 갱신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보수교육은 자격제도와 연계해 운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사무국장은 “보수교육 몇 년 이상 미 이수자의 경우 자격을 일시 정지한다던가, 자격증 취득이후 혹은 휴직으로 몇 년 이상 현장에 근무하지 않았던 사회복지사가 현장으로 진입하기 위해서 보수교육을 이수하도록 하는 등의 방안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윤귀선 서대문종합사회복지관 관장은 “한 번 자격을 취득하면 자격 유지를 위한 아무런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 있지 않다”면서 “사회적 인정은 고사하고 과연 전문가라고 자부할 수 있는지에 대한 우리 스스로 고민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필수과목만 이수하고 일정시간 실습을 마치면 적격여부의 시험과정 없이 누구나 취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회복지사가 과연 전문가인가?’에 대한 설득력을 상실해 가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 볼 일”이라고 밝혔다.
윤 관장은 “우리와 흔히 비견되는 간호사의 경우는 면허유지 제도로서 보수교육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사 하는 바가 크다”며 “보수교육을 사회복지사 자격유지제도로 운영에 관한 실천현장과 사회복지계의 깊이 있는 연구와 논의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간호사는 면허를 취득한 당해연도를 제외하고 취업상태가 아니더라도 반드시 1년에 8시간 이상 보수교육을 받도록 하고 있다.
미취업상태에서도 보수교육의 면제가 아니라 유예하도록 해 유예한 시간만큼의 보수교육을 반드시 받아야만 간호사로 활동할 수 있다. 그렇지 않을 경우 면허가 정지되는 엄격한 간호사 면허유지 제도로 운영되고 있다.
그는 또 사회복지공무원도 사회복지사 보수교육 참여와 인정을 제안했다.
윤 관장은 “급변하는 사회복지 환경변화와 클라이언트의 다양한 복지욕구와 문제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한 민관상호 이해를 기반으로 실질적인 거버넌스 구축에 기여할” 이라면서 “공무원의 신분이지만 사회복지사로서의 정체성을 잃지 않을 수 있는 계기로 제공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사회복지사는 “업무 수행을 위해서 사회복지사들의 보수교육은 꼭 필요하다”면서 “보수교육 일정기간 미 이수자에게는 과태료를 의무적으로 부과하던가 아니면 자격증을 박탈하는 등의 제재강도를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트로 구성된 종일 강의 “NO”
보수교육의 실효성을 위한 교육의 특화와 질적 수준 향상 제고도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조현순 경인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현재의 보수교육은 선택의 여지없이 세트로 구성된 종일 강의에 비자발적 참여에 따른 참여도 저하와 대학교육과정을 번복하듯 한 강의 깊이 저하 문제점이 있다”고 주장했다.
조 교수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강좌와 강사의 자격에 대한 호혜성과 유연성 확보와 다양한 강사 풀을 확보하기 위한 대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용준 사무국장도 “경력 단계별 교육과정이나 업무영역별 세분화된 전문교육과정의 개발과 8시간 강의식 집합교육이 아닌 교육형태의 다양화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윤태기 보건복지부 복지정책과 사무관은 “지침 개정 등을 통해 대상별로 특화된 보수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교육생의 선택 폭을 넓혀 보수교육의 효율성을 제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보수교육은 연간 8시간 이상을 받도록 돼 있으며, 교육내용에는 사회복지 윤리와 가치, 사회복지 실천을 필수적으로 포함하고 있다.
한사협에서는 보수교육 프로그램을 기초영역, 미시영역, 거시영역, 중간영역 등 4개 영역으로 나누고 있다.
교육방법은 오프라인과 온라인 교육과정으로 운영되고 있다.
2012년 오프라인 교육은 43개 교육기관에 의해 총 850개 과정이 진행됐다.
2012년도 사회복지사 보수교육 이수는 전체 의무대상자 4만1206명 가운데 95.1%에 해당하는 3만9177명이다.
전체 이수자 가운데 여성이 67.5%, 2급 사회복지사가 59.7%를 차지하고 있으며, 연령별로는 30대 36.2%로 가장 많다.
보수교육 운영에 대한 만족도는 5점 만점에 3.29점으로 나타났으며, 세부항목별로 교육담당 직원들의 친절성이 평균 3.35점으로 가장 높은 반면, 교육비가 3.25점으로 가장 낮았다.

글/김인수 기자
사진/한국사회복지사협회

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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