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복지관 _ 신사종합사회복지관

‘우리 마을에는 누가 살고 있을까?’ 바로 옆집에 사는 이웃의 얼굴도 모르는 이들이 많은 요즘, 우리 마을에 누가 사는지 전혀 관심이 없는 이들 역시 태반이다. 마을 안에서 함께 정을 나누며 공동체 생활을 하는 것이 드문 가운데, ‘마을 지향 복지관’을 꿈꾼다는 신사종합사회복지관을 방문했다.

일반적으로 복지관에 대해 ‘수혜적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란 인식을 갖고 있는 이들이 많다. 실제로도 많은 복지관에서 실시하는 사업 대부분이 수혜적 복지 서비스에 기반을 두고 있다.
여느 복지관들이 그렇듯 신사종합사회복지관 역시 지난 1997년 개관이후 수혜 복지 사업을 주로 실시한 복지관이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복지관 사업 방향을 새롭게 바꿨다. 바로 마을 공동체에 기반을 둔 복지를 지향하는 것이다.
신사종합사회복지관이 ‘마을 공동체 복지관’을 꿈꾸게 된 것은 지난해 서울시복지재단의 마을지향사업인 마을공동체 복지관 만들기 사업에 선정되면서 부터다. 이 사업에 많은 복지관들이 관심을 보였지만, 선정된 곳은 신사종합사회복지관을 포함한 단 6곳뿐이다.
김지혜 사회복지사는 “이전의 복지는 대부분 ‘주고 받는 복지 서비스’였다”며 “마을공동체 복지관 만들기 사업을 통해 ‘지속가능한 복지 생태계’를 만들도록 사업 방향을 잡고 실천 중”이라고 밝혔다.

“함께 키우면 행복 늘어요”
품앗이란 과거 농촌사회에서 서로 일을 거들어주며 부족한 일손을 돕는 것으로, 일종의 교환노동이다. 오늘날 품앗이는 농촌인구 감소와 팽배해진 개인주의로 인한 마을 붕괴 현상으로 드문 일이 됐다.
그런데 최근 발생하는 많은 육아 문제의 해결책으로 품앗이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저출산, 맞벌이 부부의 증가, 일부 어린이집에서 발생하는 아동학대 사건 등 다양한 육아문제가 붉어지며 이에 대한 대안으로 일명 ‘품앗이 육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이다.
품앗이 육아는 마치 품앗이처럼 엄마들이 함께 모여 아이를 키우고, 육아 정보를 공유하는 육아 방법이다. 다른 표현으로는 ‘공동 육아’라고도 한다.
품앗이 육아를 장려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요즘, 신사종합사회복지관 내의 육아사랑방에서는 이미 31팀의 엄마와 아기가 품앗이 육아 활동을 하고 있다. 바로 ‘은평 품앗이 육아’ 모임이다.
은평 품앗이 육아는 지역 내 육아를 하고 있는 어머니들의 적극적인 요구를 반영해 시작된 활동이다.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북스타트 운동으로 만난 어머니들이 한시적 프로그램보다 정기적 모임을 통해 함께 육아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장소를 복지관 측에 요구했다. 신사종합사회복지관 측은 이러한 주민들의 요구를 받아드려 복지관 내에 육아사랑방을 마련해 올해 1월부터 본격적으로 은평 품앗이 육아를 실시하게 된 것이다. 복지관에 자리 잡으며 신규 회원도 크게 늘었다.
이들은 서로 육아 활동을 돕는 것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모임을 통해 부모로서의 역량강화와 육아로 인해 발생한 스트레스를 해소를 함께 도모한다.
대표적인 활동으로 독서토론과 부모교육을 통해 부모로서 역량을 강화하는 ‘맘스데이’와 아이와 함께 하는 다양한 놀이활동인 ‘키즈데이’를 운영 중이다.
홍경희 사회복지사는 “맘스데이와 키즈데이 외에도 육아로 인해 취미활동이 어려운 어머니들을 위해 자기계발과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소모임도 운영 중”이라며 “현재는 베이킹과 재봉 등 소모임을 하며 육아를 돕고 있는데, 반응이 좋아 앞으로 더 다채로운 소모임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은평 품앗이 육아는 지역 주민의 요구로 실시된 사업”이라며 “복지관을 수혜 대상자만 찾아오는 곳으로 생각하지 않고 지역 주민들 모두가 함께 와서 활동할 수 있는 곳으로 생각해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함께 사는 ‘마을 만들기’
신사종합사회복지관에서 ‘마을공동체 복지관’을 지향하며 실시하는 프로그램은 ‘은평 품앗이 육아’ 뿐만이 아니다.
지역 어른들이 아이들을 위해 자신의 재능을 베푸는 프로그램들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동화나라 옹달샘’도 그 중 하나다.
지난 2010년 시작된 동화나라 옹달샘은 동화구연 자격증을 취득한 참가자 중 아이들에게 재능을 베풀길 원하는 할머니 4인방에 의해 창단하게 된 봉사단이었다.
봉사단으로 출발한 ‘동화나라 옹달샘’에서 활동하는 이들의 연령대는 주로 60대다. 이들은 지역 내에 위치한 초등학교에 방문해 동화구연을 보여주거나 독후활동 프로그램인 ‘이야기보따리’를 진행한다.
또 다른 모임인 ‘꼬마도반’ 역시 지역 내 아동들을 위해 활동한다.
꼬마도반은 지역 내 미취학 아동과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인형극을 보여주는 모임이다. 인형극의 내용은 여느 동화 이야기가 아니라 조금 특별한 주제를 담고 있다. 꼬마도반이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인형극 내용은 바로 성폭력예방에 관한 이야기다.
꼬마도반은 ‘성폭력 없는 지역사회’를 꿈꾸며 활동을 시작했다. 이들은 인형극을 통해 아이들에게 성폭력 위험 상황과 그에 따른 대처방법을 알려준다. 지역 아이들을 위해 지역 어른들이 발 벗고 나선 것이다.
이처럼 신사종합사회복지관은 단순히 복지 서비스를 주는 역할에서 벗어나 지역 주민들의 참여를 활성화해 ‘지역 주민과 함께 하는 복지 사업’을 활성화했다.
김지혜 사회복지사는 “우리 복지관은 지역주민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복지관입니다. 앞으로도 주민들의 욕구와 고민을 함께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니 지역 주민 여러분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셨으면 좋겠어요”라고 전했다.

글/정지영 기자
사진/신사종합사회복지관

박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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