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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 꽃꽂이 강사로 다져진 마음수련 “사람 섬기는 데 쓰려고요”
박선미 기자 | 승인 2014.03.26 15:51

삶과 이웃 _ 하윤재 자원 봉사자

 

하윤재 씨는 꽃꽂이 강사이면서, 체조 강사, 방과후프로그램 강사,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며 초등학생부터 노인세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을 접하고 있다. 꽃과 식물 속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함께하는 삶의 따스한 기쁨을 느끼며 살아간다.
새봄 오는 길목의 지난 3월 초. 꽃과 어울리는 고풍스러운 한옥, 인천의 원인재에서 하윤재 씨를 만났다.


꽃과 함께 한 35년, 나를 내려놓고 상대 이해하는 법 배워
“꽃꽂이 하면서 살아있는 생명체와 관계 맺는다는 것이 너무 좋았어요.”
꽃꽂이 강의를 시작한지 올해로 35년 째. (사)대한꽃문화협회이사장, 인천시 하윤재 꽃꽂이연합회 회장을 겸하고 있는 그는 현재 활발히 활동 중이다.
오랜 기간 꽃꽂이 강사로 활동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사람을 좋아서’라고 답했다.
꽃꽂이 강습은 주로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다. 성인교육을 함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상대의 ‘인격을 존중’해야 하는 점이었다. 하 씨는 “자신의 마음을 다스릴 줄 알아야 남을 가르친다. 내가 가진 것을 상대방이 자존심 상하지 않게, 나를 낮춰가며 강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 씨가 처음 꽃꽂이를 전수 받을 때만해도 배우는 사람도 많지 않았고, 꽃꽂이는 ‘도를 닦는 길’이라는 의식이 강했다. 나이 많은 스승님으로부터 꽃꽂이를 전수받을 때 엄격한 예의를 갖춰가며 강습을 받았다. 꽃꽂이는 ‘예절+도’를 닦는 길이라 여겼다.
그 시절에 비해 지금은 꽃꽂이로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이 넓어지고 꽃꽂이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 많아졌다. 배울 때는 힘들고 어려웠지만, 남을 가르칠 때는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강습을 진행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에게 잊지 못할 추억은 ‘무료합동결혼식’이다. 1~2년에 한 번씩은 꼭 전시회를 열었는데 하루 이틀 공개하고 철수되는 점이 아쉬워 1995년부터 2000년까지 전시된 꽃을 배경으로 결혼식을 진행했다.
“하나밖에 모르는 성격 탓에 다른 일을 하려고 생각도 못했어요. 이 일의 메리트가 제자들이 형성돼 지부를 다스려야 한다는 점이었죠. 내가 그만두면 제자들이 갈 곳이 없었기에 책임감을 많이 느꼈어요.”
오랫동안 간직했던 꿈이 플라워아카데미를 만드는 것이었다. 무산되어 아쉬움이 컸지만, 마음을 접고 2년 전 원인재에서 꽃꽂이 강습을 시작했다. 이곳에 터를 잡으면서 그는 ‘순리대로’ 살아야겠다고 자신을 다잡았다. 원인재에서 장애인들과 함께 전시회도 열었고, 독거어르신들에게 점심 대접, 전통혼례 및 시인의 밤도 개최했다.

제2의 삶을 열어준 체조와 봉사활동
질곡의 세월을 보낼 때마다 꽃은 늘 그의 곁에 있었다. 꽃이 있어서 악한 마음을 가지지 않을 수 있었다. 오랜 기간 꽃꽂이 강사로 활동하다보니 남을 보듬어줄 수 있는 마음의 영역이 생겼다. 또한 여러 곳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내가 가진 것들에 대한 소중함을 느꼈고, 그것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사실에 감사함을 가지게 됐다. 봉사활동으로 ‘마음이 넓어지는’ 경험을 했다.
인천시중구장애인복지관에서 만난 장애인들과의 인연은 그가 특히 소중히 생각하는 부분이다. 개관 때부터 지금까지 꽃꽂이 강사로 참여하고 있으며, 자비로 꽃을 구입하여 강의에 활용할 정도로 열정을 보인다. 매년 연말이면 전시회를 진행해 장애인들과 뜻 깊은 시간을 보낸다.
“지적 장애인들은 누리지 못하고 생활하는 게 많아요. 장애인들이 꽃을 접하면서 규칙적인 삶을 살아가고 나아가는 모습이 보기 좋았어요.”
꽃꽂이만 알던 그에게 ‘체조’는 삶의 가능성을 확대시켜 주었다.
인천사할린동포복지회관에서 원예치료 강사로 5~6년 정도 활동하던 중 할머니들이 운동 부족으로 바깥걸음을 못하시는 모습을 보고 어르신들을 즐겁게 해드리기 위해 레크리에이션과 웃음치료를 배웠다. 원예치료와 율동과 체조를 병행했다. 하 씨 스스로도 건강을 보살펴야 할 때였고, 실버체조에 흥미를 많이 느꼈다. 교회와 문화원 복지관 등에서 어르신들에게 체조를 가르쳐 주는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요가자격증을 취득하고 싶은 소망도 있었지만, 지금은 병원에서 근무하는 목사인 배우자를 도와 목회 활동에 전념할 생각이다.
“많은 사람들을 품에 안고 누구도 외롭지 않게, 베풀 수 있는 삶을 살아가렵니다. 사람 속에 파묻혀서 살아가는 노후가 내 바람입니다.”

 
글·사진/박선미 기자

박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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