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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 소진 환경 연구소(사.소.환 연구소)사회복지사를 위한 팟캐스트 방송
박미리 기자 | 승인 2015.03.31 10:15

 

 

사회복지사의, 사회복지사를 위한, 사회복지사에 의한 팟캐스트! 말하는 것을 좋아하고, 듣는 것을 좋아하는 네 남자들이 뭉쳐 ‘소진’으로 사회복지 현장을 떠나는 사회복지사들을 위한 해우소 역할을 하고 있다.

‘사회복지 소진 환경’의 약자로, 부르기 쉽고 기억하기 쉽게 ‘사소환 연구소’라는 명칭으로 팀명을 정한 이들은 팟캐스트 방송을 통해 사회복지사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그들의 고민거리를 들어준다. 한없이 진지하기도, 때로는 장난꾸러기 같기도 한 네 남자들을 만나본다.

   

사회복지사들로 구성된 사소환 연구소

송파인성장애인복지관 홍봉기 복지사, 성북노인종합복지관 이무건 복지사, 성산종합사회복지관 김우람 복지사, KT그룹 희망나눔재단 지역사회복지관 백경진 복지사. 현장에서 일하는 이들 네 사람은 처음 사소환 연구소를 시작해 현재까지도 함께 하고 있다. 팀명만 듣고 ‘방송만’하는 사람들로 종종 오해를 받기도 한다는 이들은 사회복지 일선 현장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는 현직 사회복지사들로 구성됐다.

‘나는 꼼수다’라는 방송이 유행하던 시절, 홍봉기 복지사는 문득 ‘사회복지사들을 위한 방송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런 그의 생각에 불씨를 지피고 타오르게 만든 사건이 일어난다.

과거 사회복지사들의 자살 사건이 연이어 일어나던 시기가 있었다. 약 두 달에 한 번씩 뉴스에서 그런 이야기를 접할 때 마다 같은 일을 하는 사람으로서 가슴이 아팠다는 이들. ‘좋아서 선택한 직업인데 왜 이렇게 힘들까’라는 고민 중에 사회복지사로 일하고 있는 후배가 정신감정을 받는다는 것을 알게 됐고 ‘사회복지사들을 위한 방송을 만들자’는 생각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홍봉기 복지사가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은 함께 할 멤버들을 꾸리는 일이었다. 평소 축구를 좋아하는 홍 복지사는 축구모임에서 만나 오랫동안 친형제처럼 지내고 있는 이무건, 김우람 복지사에게 방송을 하자는 제안을 했다. 홍 복지사의 제안을 흔쾌히 수락한 이들과 성격 좋고 각종 기계를 다루는데 능숙한 백경진 복지사까지 합류해 사소환 연구소가 시작됐다. 사실 1회를 들어본 애청자들은 눈치 챘겠지만 1회에는 또 다른 멤버가 한명 더 있었다. 하지만 그가 사회복지사 일을 그만두면서 나머지 네 사람이 지금까지 사소환 연구소를 꾸려 나가고 있다.

 

2013년 대망의 첫방송을 시작하다

일을 하면서 방송까지 해야 하기 때문에 기획회의는 물론 녹음까지 주말을 이용해 진행한다. 때문에 이들은 “한 달에 두 번 이상 만날 수 있어 좋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2013년 3월. 사소환 연구소 첫 방송이 시작됐다. 처음 방송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신경이 더욱 쓰였다. 첫 방송 때는 작은 녹음실을 빌려 진행했다. 네다섯 명이 겨우 앉아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작은 녹음실에서 이들은 자신이 준비한 모든 것들을 쏟아냈다. 그 후 무엇인가 해냈다는 ‘포만감’과 ‘희열’은 지금까지 잊지 못할 짜릿한 경험이었다.

처음 결심한 것처럼 목표는 한 달에 한 번씩 방송 하는 것. 방송은 여러 코너들로 구성된다. 사회복지 소진에 대한 학술적인 이야기들을 하기도 하고, 전국에 있는 법인들을 소개하는 시간도 갖는다. 또한 사회복지사들의 고민 사연을 소개하기도 하고, 구인 구직이나 그날 행사들, 좋은 정보들을 공유하기도 한다. 특별한 대본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날 본인들이 할 멘트를 준비해 온다. 하지만 방송 전 기획회의를 통해 주제 선정과 업무분담, 확인해야 할 사항을 체크 하는 것은 필수다.

또한 한 번의 방송을 위해 여러 번 녹음을 하기도 한다. 팀원들이 원하는 방향이 아니거나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시 하는 것을 반복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 우리는 그들의 목소리를 편하게 들을 수 있다.

이들은 사회복지사들이 가지고 있는 고민과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혼자 끙끙 앓는 것 보다 사회적으로 공론화 시키고 싶다고 했다. 숨기는 것이 아닌 누군가는 나서서 이야기 해 줘야 할 부분들을 짚어 주는 역할을 본인들이 대신 해 주겠다고 한다. “회사 내에서 자신이 맡은 위치나 상황 때문에 하고 싶은 이야기를 못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래서 우리들이 일어나야 해요. 우리가 대신 욕 해주기도 하고, 말을 전달해 주기도 하는 거죠.”

실제로 첫 방송 이후 반응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제주도에 전국투어를 갔을 당시 생면부지인 사람들에게 방송 잘 듣고 있다는 인사를 받기도 했고, 페이스북 등 온라인 상 에서도 환영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또한 중부재단에서 지원하는 이룸 사업에 선정돼 방송 1년 만에 최우수 동아리로 선정되기도 했다.

 

개인에게 맞는 소진 해소 방안을 찾아야

사회복지사들에게 소진이 중요시 되는 이유는 사회복지 서비스를 받는 대상자들이 이미 힘든 삶으로 인해 선택의 폭이 좁기 때문에 사회복지사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받을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복지사가 소진이 돼서 지쳐 있으면 만나는 사람들에게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 할 수 없는 것이다. 김우람 복지사는 “사회복지사는 사람의 변화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인데, 그런 사람들이 소진이 돼서 지쳐 있으면 복지사들이 만나는 사람들을 변화 시키거나 그런 부분을 할 수가 없어요. 그렇게 되면 사회복지사의 전문성도 끊기게 될 수 있죠”라며 “사회복지사가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성장하면서 전문성을 높여 전문화된 서비스와 질이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대상자들의 변화를 이끌어 내야 하는데 그러질 못하게 되니까 사회복지사도 전문가로 인정을 못 받게 되고 그런 악순환이 계속 되는 거죠”라고 말했다.

소진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이것은 마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과 같다. 자신만의 취미를 갖거나, 멘토를 찾는 것, 또는 일을 잠깐 쉬며 자신을 돌보는 것 등 자기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으면 된다.

기자가 만난 사소환 연구소 멤버들은 방송을 통해 소진을 해소하고 있다고 했다. 서로가 경험한 이야기를 함께 공유하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또한 필요한 부분은 공론화하기도 하며 해소해 나가는 것이다. “소진은 알아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아니라 많은 사람에게 물어야 돼요. 이야기를 하면서 지지가 되는 거죠. 어렵지 않게 말하자면 ‘그냥 우리 같이 해결하자’는 거예요.”

 

사회복지사들이 소진 없이 일하는 그날까지

각각의 위치에서 바라보는 사회복지에 대한 시선은 다를 수 있다. 사소환 연구소로 인해 세상이 바뀌길 바라는 것은 아니다. 다만, 사람들이 소진에 대해서 쉽게 생각하지 않고 자신에게 맞는 해결 방법을 찾아 소진이 줄어드는 것이 이들의 바람이자 목표다.

인터뷰 막바지에 기자는 이들에게 사소환 연구소 방송이 사회복지사들에게 어떤 역할을 하길 바라는지에 대해 물었다. 이에 이들은 “현재 아픔을 느끼는 사회 복지사들의 통증을 공론화 시켜 그 고통을 덜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변화를 바라는 것은 사실이다. 그것의 크기는 중요하지 않다. 이들이 찾은 변화의 시작은 소진을 줄이는 것이었고 그것을 유발하는 악습들을 없애기 위해 그들만의 방법으로 문제를 접근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좋은 것은 함께 나누자는 것도 이들의 추구하는 이념 중 하나다. 사회복지기관이 다 다르고 조직 문화도 다르겠지만 처한 상황은 다 비슷비슷하다. 그런데 그 안의 한 기관에서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으면, 그 노력들에 대해 공유해 좋은 문화를 나누고 싶다는 것이다.

사소환 연구소 방송 초반에 이들은 “사회복지사를 웃게 하자”고 외친다. 이것이 이들이 지향하는 궁극적인 목표다.

“힘들어 하는 사람들에게 환경 탓하지 말고 주어진 일이나 열심히 하라고 하잖아요. 그런데 환경 탓을 하는 것도 주어진 환경을 바꾸기 위해서 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환경이 바뀌면 나 혼자 성장 하는게 아니라 내 주변사람들까지 조금 더 행복하고 나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다고 생각 하죠.”

약 57만 명의 사회복지사들이 소진 없이 일하는 그날까지, 사소환 연구소는 계속될 것이다.

청취 사소환 연구소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radio.for.sw

사진협조/ 사소환 연구소

박미리 기자  shmr28@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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