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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복지사 장순욱 서울시립남부장애인종합복지관장장애인식 개선의 초석을 세우다
이유정 | 승인 2016.06.17 11:37

하늘에 가득한 미세먼지를 청소라도 하려는 듯 거센 바람과 함께 봄비가 부슬부슬 내렸다. 행여 바람에 날릴까 우산 손잡이를 꼭 부여잡고 보라매공원으로 들어서자 축축하게 젖은 흙냄새와 풀내음을 머금은 찬 공기가 코끝에 스몄다. 고즈넉한 길을 따라 얼마나 걸었을까, 이내 서울시립남부장애인종합복지관의 전경이 눈 앞에 펼쳐졌다.


사람을 향한 애정을 싹틔우다
장순욱 관장은 한신대학교 사회복지학과를 졸업, 1989년 보건복지부 산하 국립재활원에서 근무를 시작하며 사회복지사로 첫발을 내딛었다. 우연찮게 공부하게 된 사회복지학은 청년 장순욱의 내부에 잠자고 있던 사회복지를 향한 열망과 어려운 이를 돕고자 하는 사명감을 조금씩 일깨웠다. 본격적으로 사회복지사로 남을 돕고 싶다고 생각한 계기도 이때 쯤 친구들과 함께 했던 고아원 봉사에서 출발했다.
당시 장순욱 관장은 매주 주말이면 할 일도 약속도 제쳐두고 500원, 1000원… 십시일반 용돈을 모아 산 과자를 들고 고아원으로 향했다. 양 손 가득 과자보따리를 들고 고아원을 방문할 적이면 아이들의 순박한 얼굴 위로 미소가 가득 떠올랐다. 꺄르륵 깔깔거리며 즐겁게 웃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좋아 시작했던 봉사는 봄비가 돼 장순욱 관장의 마음을 촉촉하게 적셨고 이내 사람을 향한 애정을 싹틔웠다. 대학생 시절 친구들과 방문했던 고아원에서의 추억이 장순욱 관장을 사회복지의 길로 이끄는 가슴 따뜻한 이정표가 된 것이다.

전국 최초, 비장애인 대상 장애 인식 교육 실시
30년 가까이 장애인을 위해 헌신하며 일한 장순욱 관장은 우리나라 최초로 비장애인을 대상으로 장애 교육을 시행해 우리 사회의 복지 수준이 크게 향상되는데 일조하기도 했다. 강북구에 있는 한 초등학교의 임원들을 대상으로 장애인 인식관련 교육을 실시한 것이다. 교육을 마친 후 장순욱 관장은 직접 제작한 설문지를 통해 전과 비교해 인식이 어느 정도 변화했는지 확인했다. 결과는 무척 성공적이었다. 교육 전과 교육 후 인식이 놀랄 만큼 확연한 차이를 드러냈던 것이다. 장순욱 관장이 내딛은 작지만 큰 걸음은 비장애인들이 장애인의 고충을 조금이나마 깨닫고 이해하게 되는 여러 체험 사업들의 초석이 됐다.
이뿐만이 아니다. 국립재활원(현 국립재활병원)에서 재활의료분야가 전문영역으로 인정받게 된 것도, 뇌성마비장애인들이 단독 패러글라이딩 비행을 성공하게 된 것도 동료직원들과 함께 장순욱 관장이 해낸 성과 중 하나다.

스스로 자립하는 모습 보며 뿌듯함 느껴…
앞서 언급한 뇌성마비장애인들이 단독으로 패러글라이딩 비행을 성공하게 된 일은 장순욱 관장에게 있어 최근 들어 가장 뿌듯한 일이었다. 뇌성마비장애인들이 풍압에 저항하는 힘을 기르기 위해서는 낮은 언덕에서부터 훈련을 받아야만 했는데 패러글라이딩 비행의 성공을 위해 바닥에 구르고, 가시덤불에 찔려 다치면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결국 패러글라이딩을 훌륭하게 성공한 것에 감명을 받았다.
그러면서 그는 “사회복지사들은 다 한마음이에요 복지관 이용인들이 어려운 일을 당했을 때 아픔을 같이 나누고, 그 어려운 일을 스스로 딛고 일어나서 웃는 얼굴로 다시 만났을 때의 그 쾌감은 정말 돈 주고도 살수 없는 경험이고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사회복지사로서 계속 일하게 만드는 가장 큰 원동력입니다”라고 말했다.

복지관과 정부 간의 네트워크 부족
우리나라의 복지 정책에 관한 질문에 장순욱 관장은 복지관과 정부 간 네트워크가 부족한 상황을 가장 아쉬운 점으로 뽑았다.
“복지관이 척박한 지역사회의 장애인 당사자들과 함께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만들어내고 충분히 재활에 대한 의료, 직업적 일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흐름으로 가고 있다. 복지관에서 이미 진행하고 있는 사업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것을 전혀 고려치 않고 비슷한 센터를 내놔 낭비가 되고 있다”며 “장애인 복지 체계에 대한 구조적인 조정이 이뤄져서 정책 분야가 하나로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가 사업을 진행함에 있어 복지관과 연계가 전혀 되지 않는 부분이 빨리 고쳐져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장애인 복지가 큰 기관 중심이 아닌 소규모 센터 중심의 복지 서비스로 바뀌었으면 좋겠다며 “커다란 복지센터도 나름대로의 장점이 있지만 실질적으로 이용자들에게 직접적인 서비스가 원활하게 전달되려면 소규모의 서비스 전달체계가 더 적합하다는 게 제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공익적인 부분에서 장애인 인식개선 노력해야
아울러 실생활에서 장애 인식 개선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복지관 차원에서 다양한 단체와 기관에 장애 인식 개선을 위해 교육을 나가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광범위한 부분에서 장애 인식 개선을 이뤄 내기 위해서는 공익적인 성향을 갖고 제작된 인식개선 광고가 비장애인들이 자주 접하는 지하철, 버스 등과 같은 장소에서 자주 상영돼야 더욱 큰 효과를 이끌어낼 것이다. 공중파 광고와는 달리 비용적인 측면에서 훨씬 저렴할뿐더러 불특정다수의 사람들에게 지속적인 광고 노출효과를 볼 수 있는 공공장소에서의 광고들은 일상생활에 자연스레 녹아들어 비장애인들이 갖고 있는 장애에 대한 인식을 시나브로 개선하는 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이다.
이어 장순욱 관장은 “장애인 복지 분야에서 30년 넘게 일을 해왔지만 장애인 하면 떠올리는 게 불쌍한 사람, 부족한 사람이라는 인식이 아직까지도 팽배해있다. 우리는 더불어 사는 이웃이라는 생각을 하고 거기에 대한 편견을 버려야 한다. 그분들은 단순히 활동하기 좀 불편할 뿐이지 우리와 사고방식이 전혀 다르지 않다”며 비장애인들이 장애인에 대해 갖고 있는 고질적인 편견을 버렸으면 하는 소망을 내비쳤다.
글/ 편슬기 기자
사진/ 서울시립남부장애인종합복지관

이유정  jenny1804@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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