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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의 동정이 아닌 지지 얻어야
김용민 기자 | 승인 2007.09.07 17:33

한 진보적인 장애인 운동 진영은 지난 5일 출정식을 갖고 보다 적극적으로 장애인들의 목소리를 키우려 하고 있다. 장애인들의 목소리를 키우고 장애인들의 역량을 강화시키는데 있어서 매우 고무적이다.

그러나 시위 방법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수년전 우리는 미군 장갑차에 압사 당한 효순양과 미선양을 추모하고 SOFA개정을 위해 촛불시위를 처음 등장 시킨바 있다. 평화적인 시위였고 촛불시위는 우리나라를 넘어 전 세계로 퍼져 나갔다.

새로운 시위문화가 창조되고 정착된 것이다. 이 촛불시위는 범국민적으로 지나가는 시민들 스스로가 동참을 했다. 이 시위를 지켜보던 전경마저도 가슴 아파 했던 모습이 생생히 기억난다.

장애인들도 이런 평화적인 시위를, 다시 말해 시민들 스스로가 시위에 참여 할 수 있는 시위문화로 승화시켜야 할 것이다. 시민들에게 장애인들의 목소리를 들려주는 것에 만족하지 말고 시민들이 동참 할 수 있는 시위문화를 창조해야 한다는 것이다.

장애인들이 시위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들을 보면 그동안 싸여있는 울분을 간접적이나마 느낄 수 있다. 그동안 겪어왔던 차별, 괄시, 편견, 착취 등등의 설움이 진하게 배어있다. 오죽했으면 지방에서까지 불편한 몸을 이끌고 서울의 아스팔트위에 모여 함성을 지르겠는가.

세상에 소리라도 마음껏 질러보고 싶은 마음 십분 이해한다. 그래서 보다 성공적인 목적달성을 위해 지적하고 싶은 것이다. 장애인들의 분노한 목소리만 들려 줘서는 안 된다. 목소리 들려주는 것으로만 만족한다면 동정어린 시선은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시위의 궁극적 목적은 장애인들에 대한 편견과 보다 낳은 복지정책을 이끌어 내기 위함일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동정이 아닌 지지를 얻어내야만 한다. 효순, 미선양을 추모했던 시위에서처럼 시민의 심금을 울리고 시민들 스스로 촛불을 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상인이 갖지 못한, 장애인들만의 시각에서 평화적인 시위문화를 창조한다면 시민들도 외면하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재정적, 비협조적인 정부 등의 어려운 산들이 많을 것이다. ‘성공한 사람은 자기 환경에게 명성을 부여 받는 것이 아니라 자기 환경에게 명성을 부여하는 것’이라는 탈무드의 격언이 생각난다.

넘어야 할 산들, 특히나 장애인들에게는 더 많은 산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식정보화 시대에 접어든 현 시점에서 일반인들이 갖지 못한 장애인들만의 시각은 경쟁력이 될 수 있다. 비장애인들이 보지 못하는 시각과 생각, 즉 장애인들만의 시각과 생각을 우리사회는 필요로 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이 세상에서 경쟁할 수 있는 자원이요 무기인 것이다.

이런 무기를 토대로 해서 어려운 산을 넘어야 한다. 최전방에서 시민이 함께 할 수 있는 새로운 시위문화의 창조로 장애인의 존재를 보여 줘야한다. 장애인이 동정의 대상이 아닌 우리사회가 필요로 하는 재원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초석이 돼야하는 말이다.

그리 한다면 장애인을 더 이상 장애로만 보지는 않을 것이다. 이번 출정이 그런 초석을 만드는 계기가 되고 새로운 시위문화를 창조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김용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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