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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 topic_리우 패럴림픽으로 돌아보는 장애인 체육장애인에게 더 절실한 운동 하고 싶어도 전문시설이 없다
이선애 기자 | 승인 2016.09.12 11:33

올림픽 사격 사상 최초로 3연속 우승에 빛나는 진종오, 과녁 한가운데를 꿰뚫는 섬광같은 장혜진의 활솜씨에 국민들은 열광했다. 올림픽 소식에 정말 국민이 꼭 알아야 할 굵직굵직한 뉴스들은 묻힌다 해 올림픽을 폄하하는 일부 시각도 있지만 4년동안 승리만을 향한 강한 열망으로 줄기차게 달려온 선수들의 꿈과 노력은 분명 존중받아야 하고 높이 살만하다. 그런데 이렇게 비장애인들의 축제에 전세계인의 눈과 귀가 쏠려있는 사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여전히 구슬땀을 흘리며 노력하는 선수들이 있다. 바로 패럴림픽에 출전하는 장애인 선수들이다. 올림픽이 끝나면 모든 경기 일정이 끝난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지만 패럴림픽은 그때 비로소 시작된다.

패럴림픽의 시작
2016 리우패럴림픽대회(Rio 2016 Paralympic Games)가 오는 7일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나 경기장에서 열리는 개회식을 시작으로 18일까지 12일간 열린다.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주최하에 총 117개국 장애인 선수들이 참가한다. 양궁, 육상, 승마, 유도, 역도, 조정, 요트, 사격 등 비장애인 올림픽과 종목은 대동소이하다. 여기에 보치아, 좌식배구, 휠체어농구, 휠체어펜싱 등 장애인종목이 들어가 총 23개 종목에서 뜨거운 승부를 겨루게 된다.
사실 우리나라는 패럴림픽(Paralympic)이란 용어보다는 장애인올림픽이란 말이 더 익숙하다. 패릴림픽은 본래 척추 상해자들의 경기에서 유래된 단어로 ‘하반신 마비’를 뜻하는 ‘패러플리지아(paraplegia)’과 ‘올림픽(Olympic)’이 조합된 합성어로 만들어졌다.
지난 1948년, 독일의 구트만(Ludwig Guttmann) 교수가 제2차 세계대전에서 척추 상해를 입은 참전병사를 위해 개최한 운동회가 시초가 됐다. 이어 1960년 참전병 외에도 일반 장애인들이 선수로 참가한 로마 대회가 패럴림픽의 첫 번째 대회로 자리매김했다.
우리나라는 1968년 텔아비브 하계 패럴림픽에 첫 선수단을 보냈으며 지난해 소치 동계 패럴림픽에서는 27명의 선수가 참가해 총 57명의 선수단을 꾸렸다.
이번 리우 패럴림픽에는 11개 종목 139명(선수 81명)의 선수단이 출전해 금메달 10개 이상을 획득해 종합순위 12위 안에 든다는 야심찬 목표를 갖고 있다.
 
재활에서 전문체육인으로
체육활동은 인생의 활력을 더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대단히 중요한 요소다. 이는 장애인들에게 그대로 통용된다. 오히려 일반인보다도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에게는 치료와 재활수단을 뛰어넘어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해주는 촉매제로 작용한다. 
하지만 장애인들에게 격렬한 신체활동같은 운동은 마음편하게 하기도 쉽지 않은 것이 씁쓸한 현실이다.
‘체력은 국력’. 요즘에는 잘 쓰이지 않지만 옛 국민학교 세대만 해도 꽤 익숙한 표어였다. 이 구호가 자주 쓰였을 시절엔 장애인체육에 대한 개념은 별로 담보되지 않았고 여전히 재활교육에만 방점이 찍혀있었다.
88서울올림픽이 전쟁의 폐허로 기억되던 대한민국 서울이 한강의 기적으로 대변되는 놀라운 경제성장을 이룩한 발전상을 전세계로 보여준 뜻깊은 행사였던 것처럼 88서울장애인올림픽도 개최이후 장애인 체육에 대한 관심이 증폭된 의미있는 한해였다. 장애인체육 전담기구로 한국장애인복지체육회를 신설한 것도 장애인체육발전의 기초토대를 쌓았다 할 수 있다.
장애인이 선수로 참가한다는 의미 수준에서 벗어나 전문 체육인으로서 스포츠의 가치를 추구하는 것으로 전환된 것도 중요한 의식변화였다.
또한 종전 보건복지부 재활지원과에서 총괄하던 장애인체육분야를 지난 2005년 문화관광부 장애인체육과로 이관하고 대한장애인체육회를 설립함으로써 체력증진과 재활목적 뿐 아니라 전문성과 장애당사자의 체육조직 참여를 이끌었다.
대한장애인협회가 설립된 이래 어느덧 10년. 시도체육회 설립, 생활체육 참여와 프로그램 확대 등 장애인 체육에 대한 제도적, 사회인식면에서 나름대로 소기의 성과를 이뤘다고 할 수 있다.
어떤 일이든 기초가 중요한 것처럼 장애인이 운동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이고 전문체육인으로 거듭나려면 그 기초단계가 되는 생활체육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또한 개인의 건강관리를 통해 사회참여와 욕구충족, 복지수준 향상을 돕는다는 점에서 신체활동을 통해서 얻어지는 체육의 가치는 장애인들에게 있어 장애를 극복하고 사회인으로서 더욱 당당히 설 수 있다는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통계로 본 장애인생활체육의 현주소
대한장애인체육회가 전국 10세~69세 등록 장애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2015년 장애인생활체육 실태조사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운동실시 여부를 물은 결과 조사대상 중 70.3%가 운동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운동목적은 재활치료가 46.7%, 건강증진이 43%로 비슷한 비율을 차지했다. 운동시간은 2명 중 1명이 30분에서 60분정도 운동한다고 답했으며 운동횟수는 일주일에 4~5회 정도 실시한다는 응답자가 31%를 차지해 상당한 수의 장애인들이 운동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운동장소로는 근처 야외 등산로나 공원이 47%로 가장 높았으며 집안 11.5%, 복지관 체육시설 10.3%, 근처 학교운동장 9.2%로 그 뒤를 이었다.
하고싶은 운동을 묻는 질문에는 42%가 걷기(산책)을 꼽았다. 이는 다양한 운동활동을 할 수 있는 장애인전문시설의 부족과 몸이 불편한 신체여건 때문에 이와같이 응답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 뒤는 재활치료운동을 응답자 15%가 꼽았다. 수영이 13%인 점도 주목할 만하다. 물속 부력의 특성상 몸의 무게를 가볍게 해 장애인들도 부담없이 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현재 대한장애인체육회 생활체육정보센터 홈페이지에 소개돼 있는 장애인전용체육시설 현황을 보면 서울 관내 25개 자치구 중 장애인전용체육시설이 한곳도 없는 구도 있을 정도다. 지방도 사정은 더 열악해 도단위당 겨우 1~2개가 운영되는 등 겨우 체면치레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올해 생활체육 시도별 지도자는 서울이 52명, 부산 17명, 대구 14명, 전북 19명, 인천 19명 등 총 358명에 이르고 있다. 이 숫자도 지난 2007년 21명에 불과했던 수에 비하면 괄목한 만한 성장세를 이뤘다 하겠지만 수많은 장애 체육인의 수요를 감당하기엔 아직도 역부족이다. 내년에는 다행히 예산반영으로 지도자들을 대거 확충해 장애인 생활체육을 활성화시키는 기수 역할을 담당할 계획이라고 장애인체육회 관계자는 밝혔다. 또한 일반학교에 다니는 장애 청소년들의 장애인 전담체육교사도 배치해 한창 성장하는 시기에 맞춰 각종 운동을 통해 체력을 키우고 신체발달을 도모할 수 있도록 할 필요성도 지적된다.
현재 각 시·도 장애인체육회에는 ‘찾아가는 생활체육 서비스’가 운영돼 장애인에게 맞는 체육교실, 동호회와 연결해주는 매개체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지도사가 배치돼 각종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지도하는 등 장애인들이 보다 운동에 친숙해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러한 지도자의 대거 육성과 장애인들이 방문하기 쉽도록 장애인전용체육시설 확충 등이 장애인 생활체육의 가장 급선무인 과제이다.

리우에서 울리는 승전보
피겨의 불모지였던 우리나라에서 피겨강국이 된 것은 김연아 선수가 공이 크듯 장애인체육에서도 스타성을 갖춘 선수가 필요하다. 스포츠만큼 냉혹한 승부가 지배하는 세계도 없지만 그 안에는 우리처럼 뜨거운 피가 흐르고 심장이 약동하는 선수들의 메달뒤에 가려진 이야기에 사람들은 감동한다.
그동안 장애인 선수를 소개할 때마다 자주 되풀이돼온 휴먼스토리를 반복하자는 것이 아니다. 장애인 체육경기에 관중들이 진정 관심과 재미를 갖고 응원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홍보와 무엇보다 시민들의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진정한 관심이 절실하다. 올림픽이 열릴 때마다 몇명의 스타선수가 탄생하듯 이번 리우 패럴림픽에서도 장애라는 역경을 딛고 일어서 또 하나의 감동 스토리를 써내는 선수들의 탄생을 기대해본다.

이선애 기자  bj301@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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