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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가난 때문에 떠난 이를 추모하며, 차별과 감시가 아닌 권리로서의 복지가 보장되어야 한다!까다로운 부양의무자 선정기준이 광범위한 사각지대를 만들고 있다
김명화 | 승인 2017.02.28 09:53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계없음

지난 2월19일(일) 서울 신림 관악산 등산로에서 60대 남성 김씨가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관악경찰서 등에 따르면, 김씨는 넉 달치 월세가 밀린 상태로 생활고를 겪고 있었지만 어떤 복지제도도 신청하지 않았다고 한다. 김씨의 휴대전화에 등록된 전화번호는 집주인과 건설현장 동료, 식당 등 4개에 불과했으며, 자녀들과는 20여 년 동안 연락을 끊은 채 건설현장 일용직 노동을 하며 살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빈곤층이 기댈 사회안전망은 없다!
김씨의 경우 월세가 넉달 밀린 상황이었기 때문에 긴급복지지원제도를 신청할 경우 최대 월 38만원의 긴급주거비지원을 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긴급복지제도를 통해 그의 긴 역사에서 희미해진 삶의 불빛을 다시 반짝이게 할 순 없었을 것이다.
긴급복지지원제도는 단어 그대로 긴급한 상황에서 한시적으로 작동하는 제도이고, 긴급복지지원 이후 김씨가 기댈 수 있는 사회안전망은 전무하기 때문이다.
빈곤선 이하의 소득으로 살아가는 사람에게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는 마지막 사회안전망 기초생활보장제도가 있지만 낮은 보장수준은 차치하고라도 부양의무자기준 등의 까다로운 선정기준을 두며 광범위한 사각지대를 만들고 있다.
김씨가 기초생활보장제도를 신청했다면 연락이 끊긴지 20년도 넘은 가족들에게 금융정보제공동의서를 받아와야 했을 것이고 받아오지 못 한다면 신청 자격조차 주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차별과 감시가 아닌 권리로서의 복지가 보장되어야 한다!
현재 국회에서는 ▲사회보장급여의 이용·제공 및 수급권자 발굴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논의 중에 있다. 복지제도를 필요로 하는 빈곤층을 더 효과적으로 발굴하기 위해서 본인의 동의없이 개인·신용정보를 조회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반인권 내용이 담겨있다.
2014년 2월 송파 세 모녀의 죽음 이후 관련법이 제정·시행되었지만 3년이 지난 현재에도 비슷한 죽음이 계속되고 있다. 이는 빈곤층의 개인·신용정보를 조회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 아니다.
현재 복지제도에 대한 정보제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 제도를 안다고 해도 그 신청절차가 복잡하며 부양의무자기준 등의 까다로운 선정기준을 두어 정작 빈곤층이 필요할 때 이용할 수 있는, 권리로서 보장되는 복지제도가 없기 때문이다.
 
“월세를 계속 못 드려 정말 죄송합니다. 방에 있는 짐은 다 버려주세요”라는 집주인과의 마지막 통화가 김씨의 유언이 되었다. 부양의무자기준 등의 까다로운 선정기준과 수급신청자에게 낙인감을 부여하는 복지제도 패러다임이 바뀌지 않는다면 우리는 계속해서 이와 비슷한 죽음을 목도하게 될 것이다.

부양의무자기준 폐지행동

김명화  mh6600@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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