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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학교 vs 국립한방병원' 찬반…병원 건립 미지수서울교육청, 주민협의체 추진…재활시설 개방·'지혜의 숲' 조성
김명화 | 승인 2017.09.11 09:37
특수학교 설립 토론회

서울 강서지역 특수학교 신설을 두고 첨예한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역주민들이 특수학교 대신 유치를 희망하는 국립한방의료원은 건립 사업 자체가 불투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방의료원 관련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는 지난 3월 이후 병원 설립 논의를 중단한 상태다. 건립을 추진하더라도 특수학교 설립 예정지에 병원이 들어설 가능성은 극히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10일 "정부는 국립한방의료원 건립 사업을 확정한 바가 없으며, 따라서 부지를 포함해 어떤 계획도 없는 상태다"라고 밝혔다.

지난해 보건산업진흥원에 연구용역을 맡겨 국립한방의료원 사업 타당성을 검토한 적이 있지만 내부적으로 검토하는 수준일 뿐 건립이 결정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의료원을 건립하려면 타당성 연구뿐 아니라 여러 영역의 의견을 종합해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의료원 건립을 추진해도 강서 특수학교(가칭 서진학교) 건립 예정지인 가양동 옛 공진초등학교 터에 지으려면 이곳이 '빈 땅'으로 남아 있어야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공진초 자리가 서울시교육청 소유인 데다 도시계획법상 학교용지로 지정돼 있어 의료원 건립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뜻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도 "복지부가 여러 이유로 한방의료원 건립 연구용역을 발주하기는 했지만, 구체적인 사업 계획은 없으며 실무적으로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복지부는 지난 3월 서울시교육청에서 공진초 터에 특수학교를 세울 예정이라는 입장을 공식 통보받았으며, 이후 의료원 관련 논의는 전면 중단한 상태다.

복지부 관계자는 "건립 결정 자체가 나지 않은 상황이어서 더는 논의할 사안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국립한방의료원 유치를 공약으로 내건 이 지역 국회의원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과 주민들은 "지역이 상대적으로 낙후된 만큼 특수학교가 아니라 지역개발에 도움이 되는 시설이 들어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가양동이 동의보감을 지은 허준이 태어난 곳이며, 허준박물관과 대한한의사협회도 공진초 터 인근에 자리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한방병원 건립의 당위성을 내세운다. 

반면, 장애인 학생 부모들은 "아이들이 멀리 떨어진 다른 지역 학교에 가려면 2시간이나 걸린다. 지역에 있는 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한다.

이처럼 양쪽 의견이 팽팽히 맞서면서 두 차례 열린 토론회는 아무 성과가 없이 끝났다. 

7월 열린 첫 토론회는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도 못 한 채 공전만 거듭하다 1시간 만에 무산됐다. 이달 5일 토론회는 우여곡절 끝에 2시간 30분가량 진행됐지만, 양쪽은 고성과 야유를 주고받으며 조금도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장애아 학부모들은 서로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리고, 주민들 앞에 무릎을 꿇으며 큰절까지 하면서 학교 설립을 양해해달라고 읍소했지만 소용없었다.

서울시교육청은 특수교육 수요가 공급을 훨씬 초과하는 상황이어서 학교 설립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예정대로 2019년 3월 개교를 목표로 건립을 추진하기로 하고 지역주민들과의 대화를 계속할 방침이다. 

2019년 개교하려면 9월 중 설계공모 심사를 끝내고 연말까지 실시설계를 마친 뒤 내년 3월께 공사에 들어가야 한다.

서울시교육청은 공진초 자리에 특수학교와 함께 도서관을 비롯해 주민을 위한 복합문화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경기도 파주 출판문화단지에서 도서관 겸 복합문화공간 '지혜의 숲'을 운영하는 출판도시문화재단(이사장 김언호)이 낸 '서울형 지혜의 숲' 제안서를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지혜의 숲'에는 서가와 아동도서관, 열람공간, 테마별 공간, 강연·세미나실, 영상관람실, 동아리방, 생태연못, 카페테리아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강연 및 문화예술 강좌, 각종 공연, 책 축제, 체험프로그램도 운영된다. 특수학교의 재활시설도 주민들에게 개방할 계획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협의체를 구성해 지역주민에게 특수학교가 필요한 이유를 알리는 대화와 설득 작업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명화  mh6600@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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