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성희롱 상담 수가 5년 사이 3배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자 중 63.2%는 직장 내에서 불이익을 당했다고 응답했다.

한국여성노동자회는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서울, 인천, 부천 등 전국 10개 지역의 '평등의 전화' 상담사례를 분석한 결과 총 3092건 중 직장 내 성희롱 관련 상담이 692건(24.4%)을 차지했다고 6일 밝혔다.

이는 2016년(454건·17%)보다 52.4% 늘어난 수치다. 2013년(236건)보다도 약 3배 증가했다.

직장 내 성희롱 상담 692건 중 육체와 언어, 시각 등 복합적으로 피해를 가하는 성희롱 유형이 41.8%로 가장 많았다. 육체적 성희롱은 28.6%, 언어적 성희롱은 27.1%로 나타났다.

성희롱을 당한 피해자 중 직장에서 불리한 조치를 경험한 적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63.2%(227건)로 지난해 42.5%(166건)보다 20.7% 늘어났다. 2015년(155건·34%)보다는 29.2% 증가했다.

피해자들은 '행실이 이상한 사람'이라는 소문, '합의금을 요구한다'는 꽃뱀 낙인, 집단 따돌림이나 괴롭힘, 폭언 또는 폭행, 업무상 불이익, 해고 등 다양한 형태의 불리한 조치를 경험했다고 밝혔다.

성희롱 피해자를 고용유형별로 살펴보면 정규직이 70.2%, 비정규직이 29.6%, 무기계약직이 0.2%였다. 피해자 중 30인 미만 규모의 사업장에서 일하는 비율은 46.8%나 됐다.

또 근무 경력 3년 미만이 72.7%를 차지해 직장 내 서열이 낮은 여성 노동자가 성희롱 피해에 더 많이 노출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령대별로는 20대가 48.4%로 가장 많았으며, 이 중 32.3%는 25~29세로 나타났다. 30~34세 16.5%, 50대 이상 13.4%, 35~39세 11.8%로 뒤따랐다.

직장 내 성희롱 가해자 중 상사가 63.6%로 가장 많았으며 사장 17.4%, 동료 12.2%, 고객 4.2%, 부하직원 1.1% 순으로 나타났다. 4인 이하 사업장은 사장이 60.5%, 5~9인 규모는 사장이 55.6%로 소규모 사업장일수록 사장에 의한 성희롱 비율이 높았다.

여성노동자회는 "직장 내 성희롱 문제를 제기하면 가해자가 명예훼손으로 피해자를 협박하고 사건을 무마시키는 데 악용되고 있다"며 "직장 내 성희롱 사건에 있어 '사실적시에 따른 명예훼손죄'를 적용하지 않도록 관련 법규를 개정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명화 기자  mh6600@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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