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와 가지고 밤에 특히나 밤 시간대에 그냥 호흡만. 호흡소리만 들린다던지, 좀 그렇게 이상하게 전화를 들어오는 고객들이 있었어요."

콜센터 여성근로자 10중 4명 정도가 성희롱을 당한 경험이 있고 9명 이상이 업무관련 질환을 앓고 잇는 등 인권침해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사실은 국가인권위원회가 한국비정규노동센터에 의뢰해 작년 하반기 여성 텔레마케터 559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확인됐다. 인권위는 지난달 19일 '콜센터 텔레마케터 여성비정규직 인권상황 실태조사'결과 발표 및 정책토론회를 개최해 이 같이 밝혔다.

콜센터 성희롱

인권위에 따르면 응답자의 36.7%인 205명이 성적 농담 등 성희롱 경험을 겪었다고 답변했다고 밝혔다. 성희롱 가해자로는 고객(77.6%), 관리자(13.4%), 동료직원(5.8%)순이었다.

하지만 성희롱 문제가 심각한데도 회사의 성희롱 대응 매뉴얼이 없다는 응답자가 90%, 성희롱 예방조치가 없다는 경우가 44.7%에 달했다. 성희롱 예방 조치 유형으로는 '성희롱 예방교육 정기적 실시(49.4%), 성희롱 예방 매뉴얼 제공(31.3%), 성희롱 예방규정 마련(9.4%), 성희롱 고충절차 마련(9.4%) 순이었다.

다른 근무환경도 매우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93.2%가 콜센터 업무 수행과 관련한 질병 앓고 있다고 응답했다. 질병유형은 호흡기질환(54%), 두통(44%), 시력약화(37%), 귓병(33%), 근육통(32%)순이었다.

또 상여금을 포함한 세금 공제 전 월평균 임금은 134만 2천원으로 전 산업 평균의 70%에 그쳤으며 근속기관은 전산업 평균의 1/3에 불과한 3.1년으로 불안정한 노동시장 특성을 보였다.

특히 여성 비율이 89.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7개 회원국 평균69.0%보다 높았고, 비정규직 비율도 OECD 평균인 29%보다 높은 66.1%를 기록했다.

이날 오후에 열린 토론회에서 실태조사 연구책임을 맡은 김성희 소장(사단법인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신경아 교수(한림대 사회학과)의 결과 발표와, 강검윤 사무관(노동부 차별개선과), 김진 변호사(국가인권위원회 성차별전문위원), 강혜영 수석 연구위원(포스코 경영연구소), 박홍주 연구위원(사단법인 한국여성연구소), 송경림 사무국장(부산여성회 텔레마케터협회) 등 정부, 기업, 학계, NGO 등 관계자가 토론에 참여했다.

인권위는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제도 개선, 가이드라인 마련 등을 통해 콜센터 텔레마케터 여성비정규직 인권상황이 개선될 수 있도록 관련 부처와 협의를 지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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