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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안마업소 처벌해야" 3600건 수사의뢰한 민원인경찰, 처리 놓고 고민…의료법 조항 20년 가까이 논란
박찬균 | 승인 2021.08.30 17:30
대한안마사협회와 시각장애인 안마사들이 지난 2019년 6월 12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안마사 제도 합헌을 촉구하고 있다.

법을 어기고 비시각장애인을 고용해 안마업을 하는 업소들을 처벌해달라는 민원이 무더기로 들어와 경찰이 고민하고 있다.

29일 경찰청에 따르면 한 민원인은 올 상반기에만 국민신문고를 통해 `의료법을 어긴 전국 안마·마사지업소를 처벌해달라'는 내용의 민원 3600여건을 제출했다. 이 같은 사실을 파악한 경찰청은 이달 23일 교수·변호사 등으로 구성된 경찰 수사 심의위원회에 보고해 대응 방안을 자문했다. 이 자리에는 남구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도 참석했다.

민원인 주장대로 의료법(제82조)상 안마·마사지업은 시각장애인만 할 수 있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수많은 업소가 '관리사' 등의 이름으로 비시각장애인을 고용해 안마·마사지업을 하는 게 현실이다.

경찰로서는 현행법을 근거로 한 수사 의뢰를 무시할 수 없으면서도 수많은 업소와 피고용인을 처벌하기도 곤란한 상황에 놓였다. 안마사 자격에 관한 논란은 20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시각장애인에게만 안마사 자격을 허용하는 것은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직업 선택의 자유·평등권을 침해한다는 주장은 2000년대 초반부터 제기됐다.

헌법재판소는 2008년 10월과 2010년 7월, 2013년 6월, 2018년 1월 의료법이 헌법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2018년 1월 결정 당시 "안마업은 시각장애인이 정상적으로 영위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직업"이라며 "생존권 보장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비시각장애인에게 안마시술소를 개설해 운용할 수 있도록 하면 상대적으로 약자인 시각장애인이 열악한 환경에서 노동 제공을 강요당하거나 저임금에 시달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비시각장애인이 안마 일을 하면 예외 없이 처벌하는 것이 부당하다는 법원의 판단도 있다.

서울중앙지법은 작년 9월 "안마·마사지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최소 10만명 이상으로 추산되는 데 반해 자격 안마사는 1만명도 채 되지 않는 상황 등을 고찰할 필요가 있다"며 의료법 위반으로 기소된 안마업소 주인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3600여건의 수사 의뢰를 받은 경찰청에서는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가 손을 놓고 있다'는 불만도 나온다. 경찰청은 수사 심의위 권고 등을 바탕으로 "법과 원칙에 따라 공정하게 처리하라"는 지침을 전국 시도경찰청에 내려보냈다.

박찬균  allopen@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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