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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장기요양보장제도 무엇이 문제인가장애계 “서비스축소 노인요양방식에 은근히 끼워 넣으려는 것”
복지부 “서비스 확대하는 방안 추진하되 국회 부대결의 존중”
김미선 기자 | 승인 2009.06.25 10:10

장애인장기요양보장제도 무엇이 문제인가
장애계 “서비스축소 노인요양방식에 은근히 끼워 넣으려는 것”
복지부 “서비스 확대하는 방안 추진하되 국회 부대결의 존중”

보건복지가족부는 7월부터 전국 5개 시군구에서 ‘장애인장기요양보장제도’를 6개월간 시범 사업에 돌입했다. 복지부의 이번 시범사업에는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를 포함하는 내용도 부가적으로 실시되고 있다. 이에 대해 장애계 시민단체와 사회복지학과 교수 등은 정부의 이러한 정책에 대해 강력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노인과 장애인의 욕구 지향성 등 차별성을 인식하지 못한 잘못된 접근”이라며 “활동보조 서비스를 축소하고 자부담만 확대하려 한다”며 비난하고 있다. 시범단계부터 험난한 길을 가고 있는 장애인장기요양보장제도에 대해 무엇이 문제인지 짚어본다.  -편집자

장애인 현실 무시 vs 국회부대결의 존중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장애인장기요양보장제도가 시범사업 단계부터 삐걱거리는 등 제대로 안착할지 의문시 되고 있다. 문제의 요지는 시범사업에 노인장기요양방식을 추진하는 것에서 비롯됐다. 장애인들은 이번 정부의 노인장기요양방식이 포함된 시범사업을 통해 장애인장기요양보장제도를 노인장기요양방식으로 추진하려는 속내를 그대로 드러냈다고 비난하고 있다.
장애계 시민단체 등은 “장애인의 현실을 무시한 정책이다. 서비스를 축소하려는 음모다”라며 비난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활동보조서비스를 확대하는 방안으로 추진하되 국회부대결의를 존중해 장애인을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에 포함하는 방안도 부가적으로 실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시범사업에는 대도시와 중소도시, 농어촌 지역 등 지역별 안배에 따라 공모에 의해 전국 5개 시군구에서 실시된다. 5개 시군구 중에는 활동보조서비스를 확대하는 방안에 4개 지역, 노인장기요양제도 방식에 1개 지역으로 구분돼 진행된다. 변용찬 장애인장기요양시범사업추진단 민간간사는 “활동보조서비스를 확대하는 방안으로 추진하되, 국회부대결의를 존중하는 의미에서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를 포함하는 방안도 부가적으로 실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장애계 시민단체 등은 “두 가지 방식의 시범사업에 서비스의 확대계획은 없다. 오히려 서비스를 축소하려는 음모만 드러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장애인사회서비스권리확보와공공성쟁취를위한공동행동(공동행동)은 “활동보조제도의 부족한 부분을 확대개선하라고 했더니 오히려 축소하겠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공동행동에 따르면 현행 활동보조사업은 독거특례의 경우 월 최대 180시간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반해 노인장기요양보험에서는 월 최대 120시간을 넘지 못한다. 활동보조사업은 자부담이 월 2만원(차상위계층), 월 4만원(일반)인데, 노인장기요양보험은 자부담이 무려 15%나 된다. 결국 재가서비스는 20만원, 요양시설을 이용할 경우 60만원의 부담이 생긴다는 것.
공동행동은 “한마디로 돈 없는 사람은 서비스를 이용하지도 못하는 제도”라며 “이것은 활동보조제도를 개악하고 장애인복지를 말살하려는 음모나 다름 아니다”라고 비난했다. 또 “서비스 총량도 시간량이 아니라 현금으로 환산하겠다고 한다. 월 64만원, 월80만원하는 식으로 마치 장애인의 소득이라도 되는 듯한 환상을 불러일으켜 장애인의 정당한 사회서비스의 권리를 억누르기 위한 치졸한 발상”이라고 힐난했다.
범국민적 합의방식에 대해서도 장애계는 용납을 못하는 분위기다. 변용찬 추진단 민간간사는 “활동보조서비스 확대 방안과 노인요양보험제도에 장애인 포함 방안의 비교·평가 및 추진방향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거쳐 도입방식을 최종결정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공동행동 관계자는 “노인요양보험 방식의 시범사업 강행은 활동보조 사업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장애인장기요양제도 건설이라는 장애인장기요양보장추진단의 합의조차 뒤집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수많은 논의와 의사수렴을 통해 장애인복지는 보험방식이 아닌 조세방식으로 해야한다는 기본방향 합의도 다시 처음으로 돌려서 힘싸움으로 몰고 가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장애인 당사자의 요구와 목소리는 철저히 무시되고 배제된 채 밀실에서 꾸민 계획을 강행하고자 하는 것”이라면서 “노인요양보험방식이라면 사업기관도 영리기관이 참여하게 된다. 이제는 아예 사회서비스를 시장에 내던지겠다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장애계 “노인요양방식 반대”
장애인들의 반발이 심하자 복지부는 공청회를 열어 장애인들의 마음을 달래려다 오히려 불만을 증폭시키는 결과만 가져왔다. 지난달 2일 복지부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장애인장기요양보장제도 시범사업에 관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장애계 시민단체 공동행동 등 장애인들은 공청회에 앞서 기자회견을 갖고 ‘노인요양방식 폐기’를 주장하는 내용의 발언을 성토하며 순탄치 못한 공청회 광경을 미리 연출했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는 “장애인 단체는 추진단 발표처럼 하나의 안으로 합의한 적이 없다”면서 “노인 제도를 기반으로 장애인장기요양제도를 시작하려는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서비스는 축소되고 자부담만 늘어나는 노인요양보험 방식은 장애인의 인권을 축소하려는 것”이라고 분개했다. 박지영 전국공공서비스노동조합 정책부장도 “노인요양 기관이 난립경쟁하며 서로 이익을 남기려 하고 있어 서비스의 질이 떨어지고 있는 실정에 장애인을 똑같이 취급하려는 정부의 태도에 분노한다”고 말했다.
공청회에서 장애계 시민단체와 학계 등은 “노인장기요양방식의 시범사업 추진은 노인과 장애인의 욕구 지향성 등 차별성을 인식하지 못한 잘못된 접근”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오혜경 가톨릭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노인의 서비스는 간병과 가사 등 일상생활에 기본을 두는 반면 장애인은 사회참여를 통한 자립에 초점을 두고 있다”면서 “이번 정부의 시범사업은 노인과 장애인의 차별성에 대한 개념과 서비스 범위에 대한 기본적인 차이점을 제대로 짚지 못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장애인은 당사자가 주권으로 지역과 재가에 초점을 두고 있지만 노인은 요양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원조달도 문제를 삼았다. 오 교수는 “장애인은 아동까지 포함되며 후천적 등 매년 증가하고 있어 서비스가 길어지고 대상자도 늘어 재원의 부담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노인은 한번 세상을 뜨면 그만”이라며 “따라서 이를 보험방식인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를 적용하는 것은 접근부터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또한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도 아직 자리를 잡아가지 못하고 있는데 장애인장기요양보장제도를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에 끼워 맞추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최혜지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사회복지 서비스가 다분화 돼 있어 전달체계에 대한 문제의식이 팽배한 가운데 노인과 장애인의 장기요양제도를 통합하려는 시도는 신선할 수도 있다”면서 “하지만 이는 지향성 집행절차상의 차이로 적과의 동침이 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노인의 지향성은 수발과 보호에 무게중심이 있는 반면 장애인은 단순보호와 요양을 넘어 사회참여에 있다”면서 “이 같은 근본적인 욕구의 차이를 통합 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할지 의문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시행된 지 1년 밖에 되지 않아 문제점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정착도 안된 제도에 전혀 다른 성질의 것을 통합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광원 정하균 의원 보좌관은 “사회복지서비스는 욕구를 따라가야 한다.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데 장애인은 활동보조서비스를 받기를 원한다. 노인이 원하는 서비스와 근본적으로 다르다”며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와의 통합 반대를 분명히 했다. 이 보좌관은 “혹자는 제원조달자인 건강보험공단의 일자리를 확대하고자하는 의심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꼬집었다.
임경억 노원시각장애인복지관 지역사회복지팀장은 “활동보조서비스는 6세부터 65세까지다. 그럼 65세 이후에는 대안이 있는가.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와 통합하려면 65세 이후의 장애인에 대한 대안이 있어야 한다”면서 “활동보조서비스를 보완하는 수준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제안했다.노완호 경기도청 장애인복지과장은 “실질적인 시범사업 주체자로서 사회복지 전달체계가 지나치게 세분화 돼 있어 자원낭비 등의 문제점이 있다”면서 “노인과 장애인의 통합은 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정부의 안을 옹호했다.
오 과장은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를 추진했기 때문에 별도의 추진체계가 필요 없으며 빠른 시간의 정착이 가능할 것이다”면서 “노인 부문에 없는 자립 부분은 특화서비스로 제공하면 어느 정도 해결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변용찬 장애인장기요양시범사업추진단 민간단장은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 통과시에 장애인이 제외돼 장애인을 포함시키는 것을 우선시 했다”면서 “시범사업을 추진한 후에 결론을 내리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고경석 복지부 장애인정책국장은 “그동안 추진단을 구성해서 많은 전문가와 장애인과 함께 장기요양 틀을 논의해왔다”면서 “지금은 시범사업을 추진하는 것이다. 앞으로 제도를 완성하기 위해서 계속해서 의견을 수렴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시범사업 기본방향은?
지난 2007년 4월 2일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제정시 장애인이 제외됨에 따라 이에 대한 대책으로서 2009년 7월부터 6개월간의 시범사업을 실시토록 노인장기요양법안 부대결의를 거쳐 장애인장기요양제도가 시동을 걸었다.
노인장기요양보험은 2008년 7월부터 실시돼 1년이 지났다. 사업목적은 장애인정기요양보장제도 실시 모형 시범적용을 통해 모형의 적정성 및 사업의 실현가능성을 검증하는데 있다. 활동보조서비스를 확대하는 방안(1안)과 노인요양보험제도에 장애인을 포함하는 방안(2안)의 비교·평가 및 추진방향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거쳐 도입방식이 최종 결정된다.
대상지역 5개 시군구 중 4개 지역은 활동보조서비스를 확대하는 방안이, 1개 지역은 노인요양제도에 장애인을 포함하는 방안으로 실시된다. 지역당 지원금액은 대상자 규모에 따라 3억~5억원까지 차등지원 된다. 100% 국비 지원이다. 관리는 해당 시군구에서 관리전문기관에 위탁해 운영된다.  지원 대상은 1안 즉, 활동보조서비스확대 방안은 만 6세 이상 65세 미만 활동보조서비스 수급 장애인이다.
2안(노인요양방식)은 만 6세 이상 65세 미만 활동보조서비스 수급 장애인 중 희망자다.
다만 희망자가 목표 인원에 미달되는 경우에는 활동보조 비수급자 중에서 노인요양등급 인정자를 선발한다. 급여는 신변처리·가사·일상생활·이동보조 등 활동보조와 방문간호·방문목욕서비스 등 재가서비스 등으로 구분돼 지급된다. 재가급여(복지용구, 주·야간보호, 단기보호)와 시설급여(요양시설), 특별현금급여는 제외된다. 급여수가는 활동보조 8000원, 방문간호 및 방문목욕은 노인요양수가를 적용한다. 본인부담금은 현 활동보조 본인부담금인 최대 4만원을 유지하되 사업이 본격적으로 실시할 경우에는 추가급여량을 감안해 인상을 검토 중이다.
2안의 경우 활동보조 비수급자는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의 재가 급여 본인일부 부담금(장기요양급여의 15%)과 동일한 요율이 적용된다. 급여수준은 기존 활동보조급여를 시간에서 금액으로 변경하고 방문간호와 목욕방문을 위한 급여를 최대 20만원 추가 지원한다. 예를 들어 180시간 독거특례자의 경우는 추가 지원 없이 현행 급여시간을 금액으로 환산해 지급한다. 이에 따르면 180시간×8000원=144만원이 지급된다. 활동보조 1등급의 경우에는 80만원(100시간×8000원)에 20만원이 추가로 지급돼 총 100만원을 지급 받는다.
한편 정부는 활동보조서비스를 확대하는 안과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에 장애인을 포함하는 안 등 2개 안을 전국 5개 시군구에서 6개월간 실시 후 2010년 6월말까지 그 결과를 국회에 보고할 예정이다. 
 글/김인수 기자

김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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