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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om in story_해마다 증가하는 노인학대노인 학대, 그 어두운 그림자
편슬기 기자 | 승인 2016.07.12 13:52
6월 15일은 세계노인학대인식의 날이다. UN과 세계노인학대방지망(INPEA)이 노인에 대한 차별, 배제 등 부당한 처우를 개선하고 노인 학대의 심각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2006년부터 매년 6월 15일을 세계노인학대인식의 날로 지정했다. 세계노인학대인식의 날을 맞아 노인 학대의 종류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예방을 위한 방법에는 무엇이 있는지 알아보자.

수명연장, ‘100세 시대’의 이면
통계청의 노인 학대 신고 자료를 살펴보면 2007년 4730건에서 2014년 1만 569건으로 지난 7년간 꾸준한 증가율을 기록해 두 배 넘게 학대 신고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노인 학대가 증가세를 보이는 원인으로 여러 가지가 있지만, 최근 들어 전문가들은 의료기술의 발전과 생활양식의 변화에 의해 접어든 수명연장 시대를 또 하나의 노인 학대 주요 원인으로 제시 했다.
그렇다면 수명연장과 노인 학대와의 연관성은 무엇일까? 먼저, 수명연장에 따라 현대사회는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었고 인구의 많은 비중을 노인들이 차지하게 됐다. 노인들은 노화에 따른 신체적 능력의 저하로 중장년층에 비해 경제적인 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 이는 고스란히 자녀세대인 40, 50대가 그들을 부양해야함을 뜻한다. 예로부터 자식이 늙은 부모를 부양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오랜 미덕으로 여겨져 왔다. 노인 학대가 일어나는 원인은 ‘부양’의 여부가 아니라 바로 부양을 하는 시간이 길어짐에 있다.
국민연금연구원의 송현주, 박주완, 임란, 이은영 연구원이 2014년도 국민노후보장패널 부가조사를 분석한 결과 국내 50대 연령층의 생활비는 월평균 211만 1600원이며 60대는 129만 1100원, 70대는 98만 4400원, 80세 이상은 93만 7400원인 것으로 밝혀졌다. 자녀 50대 노부모 70대 기준으로 계산했을 시 월평균 300만원 이상의 생활비가 들어간다. 아울러 통계청의 올해 3월 정규직과 비정규직 평균 월급은 각각 283만 6000원과 151만 1000원으로 나타났다. 노부모를 부양하는 아들 혹은 딸이 맞벌이를 할지라도 흑자가 나기는 어려운 구조다. 여기에 자식들 대학 등록금, 결혼 자금, 노후 자금 등 기타 부가적인 요인을 모두 고려할 시 부족한 금액의 격차는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물론 요즘에는 고령자들을 위한 시니어 일자리들을 정부와 지자체 단위에서 마련하고 있는 추세다. 일례로 지난 5월 30일 노인인력개발원에서는 이베이코리아와 고령 근로자 취업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서울시의 경우는 50+재단을 설립해 50세부터 64세까지의 중장년층 인생 2막을 지원한다.
또, 대구시의 경우 노인일자리 지원에 362억원을 투입하고 경북도는 노인 일자리 5300개를 창출하는 등 노인의 경제적인 자립을 여러 면에서 지원하고 있지만 취직을 원하는 노인 인구에 비하면 그 수가 턱없이 부족한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일자리를 찾지 못한 노인들은 쫓기고 내몰리다 결국 절벽 끝자락에 놓이게 된다. 이들이 마지막의 마지막에 선택하는 것은 결국 폐지 줍기와 같은 최하층 노동이다.
생활비 부족은 삶의 근간을 위협하는 요소다. 자식들의 경제적 여건이 뒷받침 되지 않은 상태에서 부모세대를 부양하는 기간이 길어지게 되고 결국 부모와 자식이 모두 가난에 시달리게 돼, 이로 인한 스트레스가 폭력으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100세 시대’가 노인 학대를 증가 시키는 큰 요인이 된 것이다.
 
정서적 학대부터 유기까지…범위와 종류 다양해
통계청이 발표한 2014년 자료에 따르면 노인학대유형별로는 총 5772건의 학대 중 ▲정서적 학대(2169건) ▲신체적 학대(1426건) ▲방임(984건) ▲경제적 학대(521건) ▲자기방임(464건) ▲성적학대 (131건) ▲유기(78건)순으로 나타났다. 가장 보편적으로 일어나는 정서적 학대는 비난, 모욕, 위협 등의 언어 혹은 비언어적인 행위를 통해 노인에게 정서적으로 고통을 유발 시키는 행위다. 노인에게 고함을 지르고, 비속어를 사용하는 식으로 말이나 행동을 통해 지속적으로 노인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강요한다. 이러한 정서적인 학대는 노인의 자존감을 상실시켜 노인 우울증을 유발하는 등의 상황을 초래한다.
두 번째로 많이 일어나는 신체적 학대는 가해자가 스스로의 힘으로 물리적인 힘을 행사하거나, 도구를 이용해 노인에게 신체적 손상과 고통, 장애 등을 유발시키는 행위다. 주먹으로 몸을 때리거나 매, 몽둥이와 같은 도구로 무차별적인 폭력을 행사하는 것을 가리킨다. 노인의 70%가량이 칼슘부족을 겪고 있으며 이로 인해 노인은 작은 충격에도 뼈가 부러지는 손상을 입는 경우가 잦다. 부상을 회복하는 속도 또한 느리므로 경미한 부상이라도 매우 신중하게 케어 받아야 한다. 신체적 학대가 일어나는 경우 이를 방치해서는 절대 안되며 조속하게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방임은 부양의무자로서의 책임이나 의무를 의도적으로 거부하고 회피, 또는 포기해 노인이 삶을 살아가기 위해 반드시 제공받아야 할 의, 식, 주와 의료 행위를 적절하게 제공하지 않는 행위다. 병의 치료가 필요한 경우임에도 불구하고 노인을 병원에 데려가지 않거나, 거동이 불편한 노인에게 돌봄을 제공하지 않는 경우가 방임에 해당된다.
경제적 학대는 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노인으로부터 재산 혹은 권리를 빼앗는 행위로 정당한 노동을 통해 지급받은 임금이나 노인이 기존에 모아둔 노후자금 등을 중간에서 가로채거나 경제적 권리와 관련된 의사결정을 통제하는 행위로 노인 재산에 관한 법률 권리 위반 행위를 일컫는다. 자기방임은 돌봄을 제공받아야 할 노인 스스로가 본인을 돌보지 않거나 외부로부터 본인에게 제공 되는 돌봄, 의료행위 등을 거부 혹은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것을 말한다. 노인 스스로 최소한의 자기 보호 관련 행위를 포기하는 행위로 노인 본인의 의지가 반영돼 있기에 학대라고 인식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성적학대는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행위를 가하거나 성추행, 성폭행 등 노인의 의사에 반해 강제적으로 행해지는 모든 성적행위를 말한다. 사람들 앞에서 신체 부위를 드러내고 옷이나 기저귀를 갈아입히는 행위나 노인을 대상으로 성적 모욕감을 주는 언어행위 등이 포함된다.
유기는 노인의 보호자 또는 의무행위자가 노인을 버리는 행위다. 설화로 전해 내려오는 고려장이 현대에 이르러 실체화 된 것이다. 자가용이나 대중교통 등으로 먼 곳까지 노부모를 데려가 낯선 지역에 버리는가 하면 최근에는 해외여행을 시켜준다는 핑계로 외국으로 나가서 버리기까지 하는 기행이 종종 펼쳐지기도 한다. 2008년에 있었던 ‘해외 고려장’ 사건에서는 캐나다에 사는 딸이 영주권 취득을 빌미로 노부모를 해외에 불러들여 전 재산 8000만원을 갈취하고 그대로 한국에 돌려보낸 일이 있었다. 이후 딸에게 재산을 돌려받기 위해 재차 캐나다 행을 결정했지만 이미 딸 내외의 행방은 묘연해진 뒤였다. 결국 딸을 찾지 못한 부부는 국제 미아 상태가 돼버렸고 이 같은 사연이 공중파 방송을 통해 알려지면서 시청자들의 모금으로 간신히 한국에 되돌아 올 수 있었다. 이같이 직접적으로 유기하는 케이스 외에도 다른 거주지나 양로시설에 맡기고 연락을 두절하거나 정신병동과 같은 감금형태의 시설에 보내는 행위도 유기 형태의 노인 학대에 해당한다.
 
노인 학대 가해자 절반 이상 자녀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노인 학대를 저지르는 가해자의 비중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이 피해자인 노인의 자녀들이다. 실제로 통계청의 2014년도 발표 조사에 따르면 학대 건수 5772건에서 학대 가해자 비중은 ▲아들(2433건) ▲배우자(1087건) ▲딸(632건) ▲학대피해노인본인(457건) ▲노인복지시설종사자(386건) ▲기타타인(351건) ▲며느리(231건) ▲친척(88건) ▲손자·녀(82건) ▲사위(25건) 순으로 나타났다. 1, 2위 순위에 자식인 아들과 평생의 반려자인 배우자가 자리하고 있으며 특히 1위를 기록한 아들은 압도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대략 노인 학대 가해자 10명 중 4명은 아들인 것이다. 노인 학대 가해자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이가 ‘아들(42.15%)’인 것은 이미 우리 사회 주변에 흔히 잘 알려진 가슴 아픈 현실이다.
이렇다보니 대부분의 노인 학대는 집과 같은 실내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80% 이상을 차지한다. 그 말인즉슨, 노인 학대와 같은 가정폭력은 피해자 본인의 자발적인 신고가 없다면 근절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자녀들과 배우자와 같은 가까운 이들이 범죄를 저지르는 가해자의 입장에 서있다 보니 학대를 당하는 노인 본인도 신고를 망설이게 된다. 자신이 아프고 괴로울지언정 자식이 범죄자가 되는 모습은 결코 볼 수 없다는 부모의 내리사랑인 것이다. 하지만 진정 자식을 사랑한다면 폭력과 학대를 묵인하는 행동이 오히려 자식을 망쳐놓는 짓임을 직시해야 한다.
노인 학대 범죄를 저지르는 이들은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애정이라는 이름으로 가족들의 학대를 방치한다면 이는 결국 자신의 죽음으로까지 이어지고 사랑하는 이를 살인범으로 만드는 최악의 결과를 초래하게 될 수도 있다.
 
노인 학대 신고는 112, 129, 1577-1389
노인 학대가 조금이라도 의심되는 상황이라면 주저 말고 신고하자. 112에 신고를 해도 좋고 중앙노인보호전문기관(1577-1389)나 보건복지콜센터(129)를 통해서도 노인 학대 신고 접수를 받고 있다. 노인복지법 제39조의6제3항에 따라 신고인의 개인정보에 대한 비밀을 보장하므로 신분이 노출될 우려를 하지 않아도 된다. 신고가 접수되면 바로 인근 경찰에 노인 학대 피해 상황이 알려지고 유사시에 대비해 현장상담원도 함께 출동한다. 4대악의 하나인 가정폭력이기에 현장에서 신속한 초기대응이 이뤄지는 편이다.
또한 세계노인학대인식의 날을 맞아 경찰청은 6월을 노인 학대 집중신고기간으로 삼고 이것을 알리는 플래카드를 공공장소에 게시하는가 하면 전광판 송출과 온라인 홍보 등 다각적인 방법을 이용해 노인 학대 집중신고기간 홍보에 열을 올렸다. 또한 주변에서 이뤄지는 노인 학대 혹은 의심 사례가 발생한 경우 노인보호전문기관에 통보하는 한편 의무 이행과 경로당, 노인복지시설 등을 찾아 예방과 인식 전환을 위한 교육을 실시했다. 노인 학대는 남의 일이 아니다. 언젠가 자신에게도 일어날지 모르는 아주 가까운 곳에 놓여져 있으므로 항상 예방법과 사후 대처방법을 숙지해 두는 것이 필수적이다. 아울러 노인 학대에 올바르게 대처하고 미리 예방하기 위해 각 사회복지 시설에서는 노인 인권 침해와 관련한 다양한 강좌를 열고 있다. 강좌에서는 누구도 노인을 학대할 수 없음을 확실히 배우고 노인 학대 유형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그런 상황이 자신에게 벌어졌을 때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해 배우고 있다. 대부분의 노인들이 오프라인을 통해 강좌를 듣는 것이 보편적이지만 최근에는 PC보급이 높아져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에서는 노인 학대 예방 교육을 사이버 강좌로 마련했다. 총 5개의 단원과 15차시로 나눠져 있는 강좌를 온라인으로도 들을 수 있다.
꽃이 피면 언젠간 반드시 지기 마련이듯 세월이 흐름에 따라 사람도 늙기 마련이다. 비록 젊은 날에 비해 힘없고 더 이상 아름답지 않다 하더라도 그것이 가족 혹은 타인으로부터 행해지는 폭력에 상처받고 괴로워해도 된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현재 노인의 모습은 언젠간 찾아올 우리의 미래 모습이다. 내가 존중받기를 원한다면 다른 이를 존중하는 과정이 먼저 선행돼야 하는 것이 아닐까? 이 점을 명심하고 노인을 존중하자. 그리고 그들 역시 나와 같은 사람임을 잊지 말자.
 

글/ 편슬기 기자·자료/ 통계청, 국민연금연구원 외

편슬기 기자  bj303@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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