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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복지관, 대표적인 지역사회 재활시설로 거듭나야”차별없는 통합된 생활체육 활성화가 장애인 인식개선에 도움될 것
김명화 기자 | 승인 2018.04.28 23:15
제12대 한국장애인복지관협회 장순욱 회장

지구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무엇일까.
천사는 지구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 세 가지를 신에게 바쳤다. 예쁜 꽃과 갓난아이의 웃음 그리고 어머니의 사랑. 하지만 예쁜 꽃은 금방 시들었고 갓난아이는 자라서 천진난만한 웃음이 사라지고 없었으나 어머니의 사랑은 한결같았다.
5월은 가정의 달이라 적힌 플래카드가 복지관 외벽에서 펄럭였다. 그 아래로 하얀 벚꽃이 지천으로 깔린 꽃길을 한 모자가 걷고 있다. 우리의 시선을 잡아끈 건 봄풍경이 아니다. 소년은 연신 괴성을 질러댔고 어머니는 소년의 옷자락을 꼭 붙들고 있다.
장순욱 장애인복지관협회장은 “전철에서 소리 지르는 자폐 아이들을 만나도 놀라거나 무서워하지 마세요. 천사들이에요”라고 말했다. 또 “어디서 맹인안내견을 만나면 과자를 절대 던져주면 안 됩니다. 쓰다듬는 행위를 해서도 안 돼요”라며 거듭 당부를 건넸다.
아직은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후진국 수준에 머물러 있지만 10년 안에는 분명 달라진다고 장담하는 장순욱 회장을 만났다.

장애인에 대한 인식 변화 ‘기대’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즈음해서 장 회장이 관장으로 있는 서울 보라매공원 내 남부장애인복지관을 찾았다. 넓고 양지바른 뜰 안으로 들어서자 여기저기 꽃나무들이 꽃들을 뿌려대 마치 눈길 속을 걷는 것 같았다.

관장실로 들어서자 한쪽 게시판에 “내가 웃어야 세상이 웃는다”는 글귀가 눈에 들어왔다. 좋은 글귀라고 하자, 자주 떠올리는 말이라며 웃음에 대한 해학을 들려줬다.
장순욱 회장은 목회를 하려던 꿈을 접고 복지사의 길을 택했다. “복지 분야로 진로를 바꾼 건 지금도 잘했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사는 아름다운 사회를 꿈꾼다. 미력이나마 세상을 아름답게 바꾸는 데 일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의 이유 없는 편견을 지적한다. 나와 다르다는 건 틀린 게 아니지만 편견을 가지고 대하는 시각에 대한 불편함을 꼬집었다.

그는 아직 우리나라 장애인복지는 후진국 수준이지만 10년 안에는 선진국과 견주게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우리나라가 장애인복지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불과 30년도 안 됐다. 88올림픽이 계기가 됐다. 올림픽을 치르고 나면 패럴림픽도 열리는데 외부 손님들이 많이 오니까 이것저것 개선하면서 좋아졌다. 그 덕분에 장애인 정책도 생기고. 앞으로 10년 안에는 선진국 수준으로 될 것이다.”

그의 확신이 어디서 연유한 것인지 궁금했다. “현 정부의 국제친화적인 측면도 긍정적인 요소로 본다. 뿐만 아니라 장애인 당사자들의 권리의식도 과거와 사뭇 달라졌다. 체계적으로 접근한다고나 할까. 특히 장애인복지 관련 시설종사자들의 뚜렷한 인식의 변화를 읽는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우리가 전문가집단인데, 우리 방식대로 해야 한다는 일방적인 행정이었다면 지금은 장애인 당사자들의 의견을 우선적으로 경청한다. 상호 존중이나 소통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움직임. 상호 협력관계를 통해 정책을 세우는 그런 접근 방식이 커다란 발전이라고 본다.”

장애인 눈높이에 맞는 서비스 전달체계 ‘필요’
장 회장은 겉으로 드러나는 행정 못지않게 장애인에 대한 인식의 개선을 가장 발전적인 변화로 꼽았다. 그리고 진척될 줄 모르던 장애인들의 요구가 정책에 반영되고 있는 건 아주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장애인들의 숙원이던 장애인등급제에 대한 성의 있는 대화에서 커다란 물꼬가 트인 것이라고 본다. 장애인들의 요구가 제대로 관철되지 못했던 지난하던 세월을 돌이켜본다면 새 정부 들어서는 확실한 변화들을 목도하게 된다.”

그러면서도 그는 좀 더 촘촘한 복지 행정을 주문했다. “중요한 것은 일방적으로 위에서 아래로 하달되는 지시행정이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장애인 당사자들의 시선에 맞춘 서비스 전달체계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그는 이번 ‘평창 동계패럴림픽’에서도 앞서 열린 동계올림픽과는 국민적 관심사에서 분명 달랐음을 지적하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올림픽과는 비교될 정도로 관심을 받지 못했다. 방송사를 비롯한 언론에서도 패럴림픽에 대해 분명 소극적이었음을 인정해야 한다. 다만 그런 속에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해야 할 부분들은 있다. 스키에서 신의현 선수가 금메달을 땄을 때 국민들의 열광하는 모습을 봤다. 특히나 북한 선수들과 함께하는 아이스하키나 컬링도 마찬가지이고. 결과적으로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이나 패럴림픽은 성공적인 개최였다고 본다.”

장 회장은 여기에 덧붙여 장애인들의 건강권은 장애인복지의 한 축이 되어야 한다면서 “그렇다고 패럴림픽에 출전한 선수들을 장애인 전체로 봐선 안 된다. 운동이나 건강검진 등 비장애인들에 비해 많이 미흡한 상황이다. 장애인 75.9%는 장애와 무관하거나 일련의 다양한 만성질환을 앓고 있다. 장애인은 원래 건강하지 못하다는 잘못된 인식이 2차 장애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는 보고도 있다”며 의료접근성의 필요를 부각시켰다.

통합체육 활성화로 장애인, 비장애인 ‘차별없이’
장애인의 건강권 보장을 위해서는 최소한 복지관의 변화와 더 나아가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구분하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통합된 체육시설을 주문했다. 아마 그것이 가장 이상적인 생활체육이 될 것이라는 바람과 함께.
또한 필요한 건 예산 확보가 될 것이라며 현실적인 과제도 털어놨다. “이제는 복지관에도 다양한 맞춤형 프로그램이 도입되어야 한다. 선진국에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의 어울림 축제행사를 강화하는 추세이다. 생활체육과 더불어 문화·예술 프로그램도 병행되어야 한다. 사회 전체가 더불어 함께하는 참여의 기회를 가능한 한 다양하게 제공할 때 차별 없는 사회가 될 수 있다.”

장애인, 비장애인을 막론하고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생활체육. 영유아부터 성인까지 각 연령대에 맞는 생활체육의 활성화. 그리고 무엇보다 장애인들의 장애가 악화하지 않도록 할 뿐만 아니라 예방 차원의 생활체육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을 강하게 어필했다. “비장애인들보다 더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는 장애인들의 건강한 생활이 보장돼야 한다. 장애인들이 건강한 사회의 일원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장애인, 비장애인 구분 없이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생활체육의 일원화를 목표로 하며 그것이 복지관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을 그는 잘 알고 있다고 했다. 특히 지역적인 특성을 고려한, 또는 각 지자체의 복지관마다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체계적인 관리를 우선해야 할 필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복지관에서 진행되고 있는 프로그램들이 대동소이하다. 대부분이 치료 목적이거나 직업 또는 교육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다. 최근 변화의 움직임은 보인다. 지역별로 특성에 맞게끔 복지관의 조직이나 시스템을 만들고, 최소한 그러한 접근을 시도하는 노력들이 눈에 띈다. 과거에 고착화한 제도들에 대한 변화가 아닌가 한다. 단적인 예로써, 이용자들의 욕구를 살펴보면 어떤 게 우선순위인지 한눈에 보인다“며 복지관에서는 체육이나 문화프로그램이나 문화 예술 분야에 대한 욕구가 높은 만큼 이를 활성화할 분명한 이유가 있음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직은 대부분 의료적인 측면에 국한된 프로그램에 치우치는 경향이 있다고 아쉬워했다.

특히 의료적인 측면에 우선해야 할 것은 예방 차원에서 더욱 활발한 생활체육으로 접근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스포츠와 여가 프로그램이 병행되어야 한다. 심신의 장애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치유 또한 중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남부장애인복지관에서는 체력단련실이 인기다. 많은 사람들이 자유롭게 드나들면서 관리를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것을 좀 더 프로그램화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장애인이나 비장애인 누구든지 활용할 수 있는 통합체육시설을 구상 중이다. 이것이 가장 이상적인 형태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장애인복지법과 사회복지시설 평가제도 ‘개선돼야’
그는 현재 한국사회복지시설단체협의회(이하 한단협) 상임대표를 맡고 있다. 한단협에는 14개 사회복지 직능단체들이 가입돼 있다. 그는 사회복지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집중된 힘을 모으기 위해 의기투합해 만든 단체라고 소개했다. 현 정부 들어 복지정책들이 구체화되고 있지만 아직은 구호일 뿐 실제 체감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면서 오히려 풍선효과를 우려했다.
그는 “복지예산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일례로 장애인 의료비 지원 예산은 지난해보다 16%나 감액돼 편성됐다. 복지예산이 증가했다고 하지만 취약층 복지는 상대적으로 소홀해졌다는 지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복지 없는 증세는 허구”라고 단도직입적으로 표현했다.

그는 장애인복지법 개선과 사회복지시설 평가제도의 문제점도 선결과제의 하나로 꼽았다. 정부는 1998년 사회복지사업법 개정 이후 사회복지시설 운영의 합리화와 투명성, 수혜자에 대한 서비스의 질, 사회복지 재원의 효율성 등에 대한 검증을 목적으로 사회복지시설 평가제도를 시행해오고 있다.

하지만 양적인 증가와 더불어 평가과정에서 평가지표의 내용이나 평가위원의 전문성, 피평가기관 평가실무자의 업무 과중 등 평가와 관련된 문제들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장 회장은 “건수나 숫자로만 평가할 게 아니다. 장애 유형에 따라 시설마다 천차만별이지만 일률적인 평가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그는 일례를 들면서 “뇌성마비복지관의 경우라면 이분들은 표현이 어눌하거나 느리다. 그렇기 때문에 상담을 할 때 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상담 인원을 단지 숫자로만 평가할 건 아니다. 이제는 양적인 측면이 아닌 질적인 평가로 바뀌어야 한다. 아직도 불필요한 문항이 평가지표 안에 수두룩하다. 고착화한 시설평가는 더 이상 필요가 없다”며 어떤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는지, 또 지역사회 안에서 장애인 당사자들이 함께 공생하는 방향에서 평가가 이루어지는 게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이론이 아닌 복지현장에서 직접 장애인들의 수발이 되어주고 있는 수장으로서의 바람들이 장애인들의 삶의 질을 한층 높일 수 있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김명화 기자  mh6600@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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